시선뉴스=심재민 선임기자, 양원민 수습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9월 27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27일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 대북 송금 논란의 정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습니다. 이에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렸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이재명 영장 기각...“법원이 개딸에 굴복” vs “사필귀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오늘 새벽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죠?

(양 기자) : 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총 892자 분량의 사유를 통해 판단 근거를 설명했는데요.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구속영장 기각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는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검찰이 당시의 공문과 녹음파일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만큼 증거인멸이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이 대표가 받는 혐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양 기자) :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사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며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심 팀장) :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은 받아들여졌습니까?

(양 기자) :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다“며 지적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심 팀장) : 그렇군요. 법원의 결정에 검찰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양 기자) : 검찰은 “법원 판단은 앞뒤가 모순됐다”며 반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입장문을 냈습니다. 검찰은 입장문에서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 비리에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했다”며 법원의 결정을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송금 관련 이 대표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며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강수사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실체 진실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한동훈 장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입장 밝혀 (과천=연합뉴스) 
한동훈 장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입장 밝혀 (과천=연합뉴스) 

(심 팀장) : 이번 결과로 검찰의 수사 동력이 떨어질 거란 관측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양 기자) : 네. 영장이 기각되며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민간업자 김만배 씨 등이 더욱 함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 내에선 이 대표의 혐의 사실관계를 보강해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내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검찰이 그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남은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는 “범죄 수사는 진실을 밝혀서 책임질만한 사람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며 “동력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 시스템이 동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심 팀장) : 그렇군요. 영장 기각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양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흩어진 양심을 가까스로 모아서 바로 세운 정의가 맥없이 무너져 버렸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사법부의 결정은 어지간하면 존중하고 싶지만 이건 도무지 존중할 수 없다”며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장 기각이 당연히 무죄는 아니다.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 대변인은 “과연 법원은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며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마치 자신들이 면죄부라도 받은 양 행세하며,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이라며 “검찰은 하루속히 보강을 통해 다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와 민주당 역시 오늘의 결정이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직시하고, 겸허한 자세로 더 이상의 사법 방해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을 통해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거센 비판이 이어졌군요. 국민의힘이 기존의 일정까지 취소했다고 들었습니다.

(양 기자) : 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늘(27일) 오전 ‘추석 귀성객 인사’ 일정을 취소했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최고위원회를 긴급 소집,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심 팀장) : 반대로 민주당의 입장은 어땠습니까?

(양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정치검찰의 무도한 왜곡·조작 수사는 법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이 대표를 겨냥한 비열한 검찰권 행사를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불통의 폭정을 멈추고 국민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라. 내각 총사퇴를 통한 인적 쇄신 및 국정 기조의 대전환에 나서라“며 ”있지도 않은 사법 리스크를 들먹이며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방탄’의 딱지를 붙이기에 여념 없었던 국민의힘도 사죄하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파수꾼으로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심 팀장) : 끝으로 이재명 대표는 어떤 입장입니까?  

(양 기자) : 이 대표는 오전 3시 50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쟁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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