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디자인 김민서] 책 읽는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에서는 1년의 한 번 부문별로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종당 1000만 원 이내로 구매해 왔다. 이는 옛 우수학술도서로 불렸던 ‘세종도서’ 사업이다.

1968년 시작된 세종도서 출판지원 사업은 그동안 부문별로 연 1회씩 추진돼 왔는데 올해는 송인서적 부도 등으로 인해 침체된 출판계에 힘을 싣기 위해서 상반기 선정수를 확대했다. 상반기에 학술·교양·문학나눔, 하반기에 교양·문학나눔 등 연 5회로 확대 됐으며 연간 총 1,260여 종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3월 20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신청에는 총 9,069종이 접수되었다. 정부는 이 중에서 학술 320종, 교양 220종, 문학나눔 250종 등 3개 부문의 세종도서 총 790종을 선정하여 지난 6월 21일 발표했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만큼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위원 풀(집단)제 ▲참여 위원 추첨제 ▲심의정보 공개 등이 도입됐다.

학술과 교양분야에서는 한국경제학회 등 177개 단체와 학회의 추천을 받아 분과별로 3~5배수의 심사위원 후보자 집단(풀)을 구성한 뒤, 무작위 추첨을 진행해 최종 심사위원을 선정하여 최종적으로 학술 85명, 교양 66명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했다.

문학나눔 분야는 심사위원 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두 단계에 심사위원 풀(집단)제와 참여위원 추첨제를 도입했다. 우선 한국문인협회 등 40개 단체와 학회의 추천으로 3~5배수의 심사위원 추천위원회 위원 후보자를 구성한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15명 내외의 위원을 선정한다. 이후 이들의 추천으로 분과별 3~5배수의 심사위원 집단을 구성한 후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종 심사위원 40명을 위촉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심혈을 기울여 선정된 도서가 과거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속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금지 도서’로 취급됐던 도서들이라는 점이다.  

작곡가 윤이상의 삶을 다룬 '윤이상 평전', 세월호 수색에 참여한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 그리고 2015년작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으로 '문제도서' 작가로 분류됐던 공지영의 수필 '시인의 밥상'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 출판사인 창비와 문학 동네도 세월호 관련 책을 펴냈다는 이유로 2015년에는 두 군데 모두 6종의 세종도서만 배출했지만 올해는 각각 13종, 12종의 책을 세종도서 목록에 올렸다. 이 두 출판사는 그동안 규모에 걸맞게 거의 매년 세종도서 선정 상한선인 25종을 다 채워왔었다.

올해 선정된 세종도서는 도서 보급을 희망하는 공공도서관 외에도 법무부 교정도서관, 국방부병영도서관, 지자체 작은 도서관, 교육청 등의 추천을 받아 전국 8,200여 곳으로 보급될 계획이다.

한동안 블랙리스트로 문화계에 불었던 찬바람이 세종도서 선정으로 훈풍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훈풍을 시작으로 앞으로 좋은 작품들이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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