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일본이 오염수 1차 방류분을 모두 바다로 흘려보냈다. 이후 일본의 미나마타병 환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일본 미나마타병 피해 단체들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부터 이와 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에도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과거 일본은 수은 오염수 방류로 집단 사망 및 집단 발병의 비극을 겪은 적이 있다. 사망의 원인은 바로 ‘미나마타병’이었다. 미나마타병은 금속 성분이 인간의 몸에 축적되어 나타나는 공해병 중 하나로, 수은 중독에 의해 나타나는 질병이다. 

미나마타병이라는 이름은 처음 발견된 일본의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유래되었다. 1955년경 미나마타에서는 고양이들이 발작을 일으키다가 바닷물에 빠져 죽는 일이 있었다. 이듬해인 1956년부터는 사람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은 환자가 어부 가정에서 나왔다.

1956년 5월 1일 신일본질소비료 미나마타 공장 부속병원의 병원장인 호소카와 하지메[細川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추신경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미나마타 보건소에 보고했는데, 이날을 미나마타병 공식 발견일로 하고 있다. 곧 환자들이 집단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1959년 구마모토 대학 의학부 미나마타병 연구반은 이 병의 원인을 ‘메틸수은 중독’으로 발표하고, 수은을 배출한 곳이 신일본질소비료 미나마타 공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이를 부정했다. 이후 1968년에 이르러서야 정부가 발병과 공장 폐수와의 관계를 인정했다. 그리고 대법원이 미나마타병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을 한 것은 2004년 10월의 일이었다. 

신일본질소비료에서 운영하는 공장이 바다에 무단으로 메틸수은을 방류한 것이 밝혀지자, 미나마타시 앞마다는 쇠사슬로 봉쇄되었다. 최초 발병으로부터 50년이 지난 2006년, 일본 정부는 오염상태가 충분히 저감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풀었다. 같은 해에는 현지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미나마타병 위령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미나마타병의 원인인 수은 중독은 주로 중추신경에 문제를 일으킨다. 신경계통에서 더욱 뚜렷한 증상을 보이며, 사지, 혀, 입술의 떨림, 진행성 보행 실조, 발음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은 감정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처음에는 무기력함과 피로 등으로 시작되다가 나중에는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미나마타만 인근을 중심으로 야츠시로해 연안과 니가타현 아가노강 유역에서 주로 발생한 미나마타병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2018년 12월 말 기준 미나마타병 환자 수는 구마모토현 1,789명, 가고시마현 493명, 니카타현 714명에 이른다. 지금도 피해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나마타병 피해 단체들은 지난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출 방침을 굳힐 때도 “오염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방류해선 안 된다”라고 전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에 갈리는 오염수 방류. 전례가 없던 일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부디 앞으로 또 다른 미나마타병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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