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음력 8월 15일, 민족 대명절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TV에서 어떤 영화가 방영될 예정인지, 극장에서는 또 어떤 영화를 만날 수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올해 추석에도 연휴에 맞추어 개봉하는 영화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도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이 전국 릴레이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해 왔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그래서 한국마라톤연맹, 손기정기념재단 등과 함께하는 특별 시사회도 있었다.

영화는 마라토너 ‘서윤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서윤복은 1947년 제51회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 25분 39초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광복 이후에 ‘KOREA’라는 이름으로 수상한 첫 우승이었기에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의 중심축이 되는 서윤복 역할은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배우 ‘임시완’이 맡았다.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어 대중들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걸 잊고 있을 정도이다. 그는 이번 ‘1947 보스톤’을 위해서 체지방을 6%로 만들었을 정도로 작품에 최선을 다했으며, 또 이번 영화를 계기로 마라톤이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윤복에게는 ‘손기정’과 ‘남승룡’이라는 감독과 코치가 있었다. 남승룡과 손기정은 일본의 온갖 방해에도 뛰어난 실력으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대표가 되었다. 이후 올림픽 본선 경기에서 손기정은 금메달, 남승룡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둘 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어떻게든 가슴의 일장기를 가리려 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영화에서 손기정 역할은 배우 하정우가, 남승룡 역할은 배우 배성우가 소화한다. 손기정(하정우)은 세계신기록으로 마라톤 금메달을 얻었지만, 시상대에서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제명당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간다. 한편, 후배 양성에 사활을 걸던 남승룡(배성우)은 손기정에게 보스턴마라톤 참가를 도와달라고 청한다. 이때 두 사람에게 서윤복(임시완)이 나타나며 영화가 전개된다.

‘1947 보스톤’은 중견 감독 ‘강제규’의 작품답게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인다. 강제규 감독은 영화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알려져 있다. 특히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 영화사의 두 번째 천만 영화로, 6.25 전쟁을 다루었다. 이번 ‘1947 보스톤’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외에도 그는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 ‘마이웨이’를 감독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1947 보스톤’은 되도록 그분들의 원형에 근접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18년에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받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정화 작가와 각색하며 역사적 사실과 세 인물의 면모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역사를 겸허하게 그리려 했던 강제규 감독의 마음이 과연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을까.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우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1947 보스턴’. 강제규 감독이 수년 만에 선보이는 대작인 만큼, 이번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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