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지난 7월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해외에서 배달된 국제 우편물이 있었다. 시설의 관계자는 노란색으로 포장된 소포를 열자,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 같은 소포는 울산에 이어 제주도, 대전,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노란 소포’가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노란 소포’는 현재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또는 광역 테러 범죄로 의심되고 있는 소포이다. 7월 20일 저녁 울산광역시 동구에서 이 우편물을 개봉한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개봉하는 순간 무색, 무취의 기체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후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손가락 마비 등의 증상을 겪어 우편물에 대한 간이 검사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우편물에서는 방사능이나 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서울에서도 이 노란 소포로 인해 명동 우체국에서 1,7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지난 21일 명동에 있는 서울중앙우체국에 수상한 소포가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어 만약을 대비해 건물이 전면 통제되었다. 같은 날 서초구, 은평구, 용산구, 송파구, 양천구, 동대문구에서도 의심 우편물이 발견되었다.

이어 제주특별차지도, 대전광역시, 서울특별시에서도 주문하지 않은 노란 소포를 받았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관련 신고가 빗발쳤는데, 21일에만 전국에 9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울산에서 있었던 의심 소포로 인해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었다.

우편물의 발송지는 대부분 대만이었고, 소포에는 공통으로 화장품이 들어 있었다. 대만은 2020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논란이 된 브러싱 스캠 우편물을 발송한 곳이기에 경찰은 브러싱 스캠 혐의 수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브러싱 스캠은 불법적으로 유출된 개인 정보를 가지고 가짜로 주문하고, 실제 주문자인 것처럼 해 좋은 후기를 남겨 평점을 올리는 전자상거래 사기법이다. 이 사기법은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한 제품들이 상단에 노출되는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서 판매자 자신의 상품을 상단에 올리기 위한 것이다. 허위 리뷰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택배 안에는 주로 씨앗 등의 가격대가 나가지 않는 물품이 들어가 있다.

노란 소포와 관련해 브러싱 스캠, 발송지 등의 논란이 일자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는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되어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이라며 해명했다. 또한 대만 범죄수사국(CIB)은 노란 소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대만 등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발송 경위와 목적 등을 파악할 방침임을 전했고, 관계 당국의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비슷한 형태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긴급재난문자와 안전안내문자가 여러 차례 발송되기도 했다. 혹시라도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각 지자체와 경찰의 안내대로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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