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임플란트’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우리가 흔히 아는 임플란트는 치과에서 행하는 인공치아 이식을 말한다. 하지만 본래 임플란트는 인체의 조직이 상실되었을 때 이를 회복시켜주는 대치물을 의미한다. 그리고 최근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뇌 임플란트’의 임상이 진행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뇌 임플란트’는 뇌에 전극을 심는 기술로, 뇌가 만들어 내는 전기신호를 컴퓨터로 분석·해석하는 뇌-컴퓨터 연결 기술이다. 1988년 미국 에머리대학 연구팀이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단순한 단어를 입력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이 시초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일론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기업인 뉴럴링크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뇌 임플란트’ 임상을 시작해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첫 이식은 지난해 5월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을 승인받은 지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회사는 신체 손상을 입은 사람이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를 뇌에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해왔고, 작년 말 경추 척수 부상이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마비 환자를 임상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에 따르면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제품은 ‘텔레파시(Telepathy)’라고 불리며 생각하는 것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SNS에 “초기 사용자는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며 “스티븐 호킹이 타자를 빨리 치는 타이피스트(typist)나 경매인(auctioneer)보다 더 빠르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소식이 전 세계에 보도되자 중국 연구진도 유사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임플란트’인 ‘신경 전자 기회’(Neural Electronic Opportunity·NEO)를 개발, 첫 환자에게 이식해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칭화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밝혔다.

칭화대 연구진은 14년 전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작년 10월 24일 NEO를 이식했고, 석 달간의 자택 치료를 통해 환자가 의수로 병을 잡을 수 있고, 혼자 먹고 마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활치료가 이어지고 머신 러닝 알고리즘 개발이 진전되면 해당 환자는 다양한 손동작과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NEO’가 뉴럴링크의 ‘텔레파시’보다 덜 침습적이라 뉴런 손상 없이 해당 성과를 이뤘고, NEO는 배터리 없이 고주파 안테나를 활용해 원격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뇌-컴퓨터 연결을 앞두고 안전성 논란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뉴럴링크는 2016년부터 동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시험을 해왔는데, 미국 하원의원 4명은 작년 11월 “원숭이들이 컴퓨터 칩 이식 이후 마비와 발작, 뇌부종 등을 포함해 쇠약해지는 부작용을 겪었으며, 최소 12마리의 젊고 건강한 원숭이들이 안락사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도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양과 돼지, 원숭이 등의 동물이 총 1천500마리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럴링크의 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뇌에서 정보를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환자가 뉴럴링크의 임플란트를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지 아직 알 수 없고, 환자의 뇌세포가 자라며 전극을 덮을 경우 뇌파 감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다음 계획에 세상이 주목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뇌 임플란트’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뇌와 전자기기를 이어 장애로 신체가 불편한 환자를 돕고, 궁극적으로는 뇌와 인공지능(AI)을 통합해 AI와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 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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