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프로그래밍을 통해 움직이는 로봇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로봇 ‘하운드’의 100m 달리기 기록이 기네스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하운드는 지난 10월 26일 KAIST 대운동장 실외 육상 트랙에서 공식 진행된 측정 실험에서 100m 선을 19.87초 만에 주파했다.

‘하운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동적로봇제어설계연구실(DRCD) 박해원 교수팀이 제작한 사족 보행 로봇으로, 지난해 5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최한 ‘로봇공학 및 자동화에 관한 국제 학술대회(ICRA)’에서 발표된 바 있다. 

하운드의 몸무게는 45kg으로 수컷 아메리칸 불독 성견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하운드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이를 통해 하운드는 고르게 출력되는 모터와 경량 발바닥을 갖추게 되었다.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을 무릎 관절로 전달하는 허리 도르래 시스템도 달고 있다. 

엉덩이와 무릎 작동기 모듈은 병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포괄적인 동작 범위를 갖기 위함이다. 전동에 사용하는 기어 장치를 내장한 기어 박스는 동력 전달 효율이 높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운드의 모든 움직임은 강화학습 방식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되었다. 액추에이터(구동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모터 특성을 시뮬레이션과 통합해 최대한 실제 환경에 가깝게 재현한 것이다. 앞서 말한 모터도 순발력을 위해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빠르게 달리는 것 이외의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운드는 22도 경사로를 오를 수도 있으며, 35cm 높이의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다. 보행의 경우 총 3.2km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보았을 땐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하운드의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도 기네스 공인을 신청한 상태이다. 실내 러닝머신 위에서 하운드는 6.5m/s (시속 23.4km)의 주행 속도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기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치타 2(Cheetah 2)의 6.4m/s를 뛰어넘는 것이다. 또한 전기 모터 기반 사족 로봇의 최고속도이다. 이 치타 로봇도 박 교수가 MIT 연구원 시절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로봇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연구팀은 기존 하운드를 보완한 ‘하운드 2.0’을 개발하고 있다. 하운드 2.0은 로봇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터와 감속기, 회로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다고 한다. 현재 하드웨어 개발을 마친 뒤, 성능 테스트 중에 있다. 

하운드가 기네스 기록을 달성한 데 대해 연구 책임자인 박해원 교수는 “KAIST의 기술로 직접 설계 제작된 사족 보행 로봇과 AI 학습 기반 제어기로 보행 로봇 세계 최고속도를 세움으로써 우리나라의 로봇 하드웨어 기술 및 로봇제어 AI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술이 어디까지 나아가게 될지 하운드를 통해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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