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한국이 지난 23년 12월 6일(두바이 현지시각) ‘오늘의 화석상’(fossil of the day prize)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의 오늘의 화석상 시상식에서 캐나다 앨버타주, 노르웨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오늘의 화석상’은 세계 150개 나라의 2,000개가 넘는 기후환경 운동단체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가 총회기간 기후 협상 진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나라들에 날마다 1~3위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1999년부터 수여를 해왔다. 한국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상식 진행자는 수상의 이유로 가스 확대를 위한 한국의 ‘헌신’을 언급했다. 한국에 수여된 상은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의 오동재 연구원이 대리 수상했다. 그는 “화석 가스,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같은 해결책을 선전하는 (한국의) 가스업계에 감사드린다. 또 지난 10년 동안 80%의 가스(LNG) 운반선을 지어준 조선업계에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원해 준 우리 (한국이) 공적 금융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진행자는 “대한민국은 선주와 조선사에 440억 달러(약 52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세계 LNG선 용량을 3배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손실과 피해 기금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과 함께 ‘오늘의 화석상’을 받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노르웨이도 수상 이유가 명확했다. 2위 노르웨이는 ‘심해 채굴을 녹색 전환의 일환’이라고 한 것이 이유였고, 1위 캐나다 앨버타주는 ‘화석 연료를 확장해 온 주의 서전과 로비’가 이유였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COP28)는 2주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지난 13일 마무리되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1992년 전 세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이 협약 내용대로 각국이 잘 이행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자리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이다. COP은 ‘Conference of Parties’의 줄임말이다.

기후 위기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2015년 파리 COP21에서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최초의 기후 합의이자 전 지구적 협의안인 ‘파리협정’이 채택되었다. 이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리협정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24.4% 감축’을 제시한 바 있다.

COP28에서는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이 합의되었다. 다만, 애초 합의문에 있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는 제외되었다. 여기에는 한국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책임 있는 손실국이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 등에 손실과 피해 기금을 만드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왔는데, 이번에 8억 달러 정도의 기금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손실과 피해 기금을 내겠다는 의지 표명도 하지 않아 불명예스럽게도 ‘오늘의 화석상’을 받았다.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된 상황이기에 각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이제 우리나라도 파리협정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시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에는 작은 요소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가짐부터 돌아보는 게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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