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회사 안팎으로 강력한 쇄신 압박을 받아온 카카오가 인적 쇄신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 교체도 요구했다. 올 하반기, 여러 논란과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었을까.

첫 번째, 상반기부터 시작된 ‘SM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와 경합했던 HYBE 측이 카카오 측의 시세 조종 등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카카오는 지난 4월 특별사법경찰관리 측에 의해 주가 조작 및 대량보유보고의무 위반 혐의로본사 및 사무소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19일에는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SM 엔터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김범수 전 의장과 홍은택 카카오 현 대표 등 경영진도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한편, 구속기소 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1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검사 측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피의자, 참고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수사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경영 실태 폭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말에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카카오의 경영 실태를 폭로한 일도 있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불거진 욕설 논란을 해명하려는 의도였으나, 그 과정에서 논란의 배경과 카카오 감사 상황이 낱낱이 밝혀졌다. 그는 지난 9월부터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로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와 감사를 맡았고, 최근 출범한 외부 감시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욕설 논란이 터진 제주도 본사 부지 문제도 언급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욱 커졌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지 한 달 남짓 된 상황에서 사내 갈등과 감사가 진행 중인 내부 문제까지 들춰졌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SNS를 통해 경영진 또는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경쟁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장비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이 문제였다고 전했다.

세 번째, 바람픽쳐스에 대한 ‘고가 인수’ 논란

팻말 시위하는 카카오 노조 [사진/연합뉴스]
팻말 시위하는 카카오 노조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카카오의 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도 살피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난 5일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과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의혹은 카카오가 2020년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200억 원에 사들였는데, 자본금 1억 원에 수년째 영업 적자를 보던 회사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고 증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인수 당시 카카오엔터 영업사업본부장이던 이 부문장이 아내인 배우 윤정희씨가 투자한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김 대표와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참고인 신분인 윤 씨는 향후 수사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던 중, 이 같은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게 되었다.

지금까지 최근 카카오와 관련해 불거진 세 가지 논란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등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사법 리스크가 있었다. 앞으로 카카오가 이번 인적 쇄신을 시작으로 진정성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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