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 불리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의 임기택 사무총장이 연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유일한 국제기구인 IMO의 임기택 사무총장은 올해 말로 길고도 짧았던 8년 임기를 마친다.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IMO?
IMO는 해상안전, 해양오염방지, 해상보안 등에 관한 국제협약을 제·개정하는 유엔 전문기구다. 국제 해운, 물류, 조선, 항만, 에너지 등 해양 분야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IMO 사무총장은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특히 조선·해운업 주요국인 한국에는 매우 중요한 국제기구로 정회원 175개국, 준회원 3개국으로 구성된 IMO에서 한국은 2001년부터 주요 해운국(A그룹)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엔기구’ 세 번째 한국인 수장
임 총장은 2016년 제9대 IMO 사무총장에 취임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이어 주요 유엔기구의 세 번째 한국인 수장이 됐다. IMO 사무총장직 임기는 기본 4년이지만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임 총장은 1956년생으로 마산고와 한국해양대를 졸업했으며 6년 승선 경력도 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과 세계해사대학원에서 각각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해양대 대학원에서는 해사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4년 선박기술 사무관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해양·항만 분야 한 길을 걸었고, 주영국대사관에 6년 근무하며 IMO와 깊은 연을 맺었다.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 등 성과
임 총장의 대표적 성과는 해양 관련 산업 전반에 큰 변곡점이 될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이다. IMO는 2050년경에 국제 해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 개정안(2023 IMO GHG Strategy)을 지난 7월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5년 파리협약 이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 만장일치 합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선박 입출항 신고를 디지털로 해서 항만 당국, 세관, 물류, 선주 등이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항만 정보 통합 관리 체계를 내년부터 강제 시행하고 아덴만 해역 등에서 해적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또한 2021년 세계여성해사의 날을 지정하는 등 여성 활동 장려 캠페인을 펼쳐서 IMO 사무국, 대표단을 포함해 해사 분야에 여성 진출을 크게 늘린 점도 주요 업적이다.

아울러 사무총장 선거 때 공약인 'Voyage Together'(함께 항해하자)에 따라 회원국의 협약 이행 등을 돕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크게 확대했다.

IMO 총회에서 회원국 박수 받는 임기택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IMO 총회에서 회원국 박수 받는 임기택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수행” 평가
임 총장은 회원국과 사무국을 두루 아우르면서, 혁신적·전략적·효율적인 업무수행 방식으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리고 스외덴 말뫼 세계해사대학(WMU) 맥스 메지아 총장은 연합뉴스에 임 총장에 관해 "예리하고 지적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리더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조선·해양 부문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의 줄리언 브레이 편집장은 임 총장을 두고 "매력적이고 성과를 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韓기여 환영 분위기, 큰 힘 됐다"
8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말 퇴임하는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한국의 기여를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총장은 "임기 중에 우선 운이 좋았고, 두 번째로는 한국 사회라는 거대한 학교에서 많이 배운 덕을 봤다"고 말했다. 비주류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오늘에 이른 임 총장에게 청년들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에 대한 질문에는 "글로벌 무대에선 소위 '스카이' 출신이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며 "한국 사회에서 강하게 훈련받았다는 자신감을 갖고, 틀 밖으로 시야를 넓혀 해외 진출을 많이 시도하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문화, 사회 관습 등이 국제사회에서 잘 통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퇴임 앞둔 임기택 IMO 사무총장 [연합뉴스 제공]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 불리며 다양한 해양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이뤄온 국제해사기구(IMO)의 임기택 사무총장. 그간 8년의 임기를 잘 마무리한 임 총장의 향후 영향력과 행보에 많은 기대와 이목이 모이고 있다. 한편, 차기 사무총장인 파나마 출신 아르세뇨 도밍게즈 IMO 해양환경국장은 "임 총장이 일군 업적을 잘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 총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행정국장을 거쳐 최근엔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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