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신세계그룹의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혹은 ’이마트‘의 한 코너에서 전자제품만을 취급하는 ’일렉트로마트‘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신세계 계열의 대형 마트 급에 있는 매장인데, 매장 앞에는 ’일렉트로맨‘이라는 슈퍼히어로의 입간판이나 피겨가 세워져 있다. 매장은 이어폰부터 게임기, 피겨, 스피커 등 각종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이른바 편집숍 개념이다.

’일렉트로맨‘은 이마트가 한국형 히어로 영화 제작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 2018년 만든 캐릭터다. ’일렉트로맨‘은 전형적인 미국식 슈퍼히어로 풍의 캐릭터로, 번개에 걸맞은 노란색과 대비되는 남색을 사용했고, 익살맞은 표정과 행동으로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영화 제작을 담당할 특수목적회사인 ’일렉트로맨 문화산업전문회사‘를 설립했고, 투자자 유치, 제작·배급 등을 맡았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지난달 22일 사원총회를 열고 5년 만에 청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계 측은 “별도 법인으로서의 존속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청산을 결정했다”며 “다만, 캐릭터를 활용한 경쟁력 강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는데, 이는 일렉트로마트 사업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형 아이언맨인 ’일렉트로맨‘의 등장은 이마트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경쟁사와 차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본래 영화의 에피소드나 캐릭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상품 개발 및 매장 구성에 적용할 계획이었고, SNS 80만 팔로워를 가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본인 계정에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 또 한국판 히어로 영화 제작에 투자한다고 밝히며 배우 마동석이 주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체 브랜드 제품에도 일렉트로맨 명칭을 붙이고, 일러스트를 그려 넣어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렉트로맨 브랜드 제품들이 가성비 제품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인기는 없었다.

자체 브랜드와 더불어 일렉트로마트를 홍보하기 위해 브랜드 웹툰 ’일렉트로맨‘을 ’네이버 웹툰‘에 매주 수요일 연재하기도 했다. 김용진 작가의 작품으로 컵라면을 먹다가 빌런 퇴치를 하거나, 걸그룹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현실적이며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냈다. 특히 미국식 히어로물을 지향한 듯 한 굵은 선의 그림체와 영어로 적힌 효과음, 매우 빠른 전개가 특징이다.

웹툰과 관련해 가장 추천 수가 많은 베스트댓글에 대해 미니 드론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경품을 노리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댓글에 ’싫어요‘를 누르는 등 이벤트가 끝나는 날까지 베스트댓글이 나오지 않아 결국 진행 내용이 변경되는 등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문제를 느낀 이마트 측은 결국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외에도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을 모티브로 정용진의 J를 넣은 고릴라 ’제일릴라‘와 ’원둥이‘ 캐릭터를 만들어 편의점과 골프 웨어 등에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제이릴라‘는 자체적으로 만든 골프복을 선보였는데, 정 부회장의 골프에 대한 애정이 녹아들어 있다고 보여진다. 또 ’원둥이‘는 프랜차이즈 편의점 ’이마트24‘가 기획부터 개발까지 자체 제작한 브랜드 캐릭터다. 아울러 SNS 계정에 원둥이를 내세워 스토리텔링을 더한 세계관을 구축해 가고 있으며, 지난해 말 ’원둥이 NFT(대체불가토큰)‘가 완판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처럼 여러 브랜드가 캐릭터를 내세워 스토리텔링, 세계관 구축 등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같은 계열사 내에서도 성패가 갈리기도 하며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역효과를 낼 때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발한 아이디어나, B급 감성, 다채로운 영상미, 다양한 혜택의 이벤트 등 수많은 방식의 마케팅 방법이 있다. 성패는 함부로 예측할 순 없지만, 다양한 시도 자체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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