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레시피] 상처가 된 진실의 이야기, 한국 실화 범죄 영화 ‘소년들’ 

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각종 사건사고가 쏟아지는 우리 삶에, 영화는 더 이상 영화 속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는다. 사실이 가진 강한 힘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만들어진 영화. 신파요소가 자칫 불호를 만들 수 있지만, 몰입의 힘이 주는 여운으로 강한 울림을 주는 영화 <소년들(The Boys)>을 살펴본다.

<영화정보>       
소년들(The Boys)
드라마, 범죄 // 2023.11.01. // 대한민국
감독 – 정지영
배우 –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재수사에 나선 그 이야기>
이것이 무슨 수사여? 똥이제!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단번에 동네에 사는 소년들 3인으로 좁혀지고,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내몰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수감된다. 

이듬해 새롭게 반장으로 부임 온 베테랑 형사 '황준철'(설경구)에게 진범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그는 소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사건의 책임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황반장'은 좌천된다. 그로부터 16년 후, '황반장' 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소년들이 다시 찾아온다.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그 끝을 찾아가본다. 

<하고 싶은 이야기>   
- 배우들의 연기력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이 한 줄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먹먹하게 만든다. 글을 읽을줄도, 쓸 줄도 모르는 아이들이 진술서를 쓰고 자백을 했다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들. 하지만 그 이상한 상황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실들. 아이들의 배역부터 경찰들의 배역까지 누구하나 빠트리지 않고 주조연의 연기는 쓸쓸하고 아프다.   

- 정지영 감독이 보여주는 다양한 감정들 
정지영 감독은 영화 <부러진 화살>, <블랙 머니> 등을 만든 감독으로 사회부조리 비판 영화를 날카롭게 보여주기로 유명하다. 영화 <소년들>역시 경찰, 검사 그 윗선의 소위 힘(?) 있다는 사람들과 개인의 싸움을 보여주는 영화로, 영화를 볼수록 힘겹고 지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실낱같은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듯 영화는 희망을 보여준다.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울분과 분노가 있지만 말이다. 정지영 감독은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삶의 고난과 극복. 한과 희망의 경계를 넘나들며 말이다. 

2024년이 밝은지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났다. 매년 우리는 겪지 않아야 할, 겪고 싶지 않은 억울하고 황망한 사건들을 마주한다. 2024년에는 부디 억울하고 황당한 사건사고를 겪지 않도록,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