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 의식주. 그중 ‘음식’은 단순하면서도 높은 만족감을 준다. 음식에 진심인 사람들에 의해 ‘미쉐린 가이드’라는 맛집 소개서도 생겨났는데, 이들은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맛, 개성과 창의성, 합당한 가격 등을 평가해 미쉐린 스타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 외에도 ‘사람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음식’은 단연코 <심야식당> 만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영화정보>
심야식당(Midnight Diner, 2015)
드라마 // 2015. 06. 18 // 일본
감독 – 마츠오카 조지
배우 – 코바야시 카오루(마스터 역), 오다기리 죠(코구레 역)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손님들의 허기와 마음을 달래주는 음식>
모두가 귀가할 무렵 문을 여는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며 주인장이 할 수 있는 요리는 다 만들어 준다. 이곳엔 단골들이 매일 밤,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동네의 이슈나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동체를 이룬 채 살아간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영화는 심야식당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로 챕터를 구성한다. 각 챕터마다 음식이 정해져 있고, 120분의 러닝타임에는 가출한 손녀, 아내와 사별한 재해민, 가게에 유골함을 두고 도망간 아내 등 다양한 개인사를 가진 사람들이 식당에 방문한다.

울며 들어왔다가 웃으며 나가게 만드는 이 식당. 그 비결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이야기>
- 함께 만들어가는 ‘심야식당’

<심야식당>은 과거를 알 수 없는 주인장 ‘마스터’가 운영하는 작은 술집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손님들이 방문한다. 일을 마친 회사원부터 스트리퍼, 깡패, 성소수자 등이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데, 이야기는 이들의 대화를 통해 전개된다. <심야식당>에 나오는 사람들은 보통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이 아닌 이들이기에 더욱 특별한 조화를 이끌어낸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늘 살아가지만, 늘 주변인처럼 살아가는 우리들.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심야식당에서는 볶아주고 무쳐주고 달달하게 만들어 준다.

영화 '심야식당' 공식 포스터
영화 '심야식당' 공식 포스터

- 음식에 담긴 위로 한 스푼
심야식당을 운영하는 마스터는 함부로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묵묵히 요리한다. 다만 식당에 찾아온 손님에게 위로가 필요해 보이면, 음식을 내어 주며 조용히 위로를 전한다. 멋 부리지 않은 정다운 음식과 손님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고 공감하는 마스터는 개인사로 지친 손님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또 가끔 툭 던지는 그의 진심 어린 한마디는 손님들의 근심을 해소해주기도 하며 가늠할 수 없는 내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음식 만드는 장면들을 세세하게 보여주며 군침이 돌게 하는 것은 덤.

챕터마다 등장하는 손님들을 보면 처음엔 마음이 불편하고,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심야식당에서 밥을 먹고 마스터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을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불행과 행복은 예측하기 힘들고 각자의 사정은 남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우며 이해받기도 힘든 법. 조용히 건네는 소박하고 따뜻한 음식이 백 마디 위로보다 때론 더 낫다는 걸 <심야식당>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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