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신비하고 축복의 순간인 임신과 출산. 아이를 낳을 때 선택하게 되는 다양한 ‘분만 방법’ 중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는 오랫동안 다양한 의견과 견해가 공존하는 이슈 중 하나다. 2024년 1월 10일 뜨거운 이슈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각각의 특징과 차이점>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 분만의 과정
임신 후 37~42주가 되면 임신부의 몸은 분만을 준비한다. 분만이 임박하면 임신부는 시간당 6회 이상의 진통을 겪게 되고, 자궁경부가 열린다. 열린 자궁경부를 통해 양수가 나오면서 자궁 밖으로 태아가 나온다.

분만은 크게 분만 제1기, 분만 제2기, 분만 제3기를 거쳐서 진행된다. 분만 제1기는 분만이 시작될 때부터 태아가 자궁경부를 열 때까지고, 질에서 태아가 나올 때까지를 분만 제2기라고 한다. 분만 제3기는 태아가 완전히 나오면서부터 태반이 나올 때까지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자궁 밖으로 아이가 나오는 분만은 크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나뉜다. 자연분만은 산모가 스스로 아이를 낳는 방식을 말하고, 제왕절개는 복벽과 자궁벽의 절개를 통해 분만하는 수술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자연분만으로 출산이 어려울 때 제왕절개를 하지만, 처음부터 분만통을 겪기 전에 제왕절개를 하는 등 미리 선택하기도 한다.

# 분만 준비사항: 자연분만
몸에서 분만 징후가 나타난 임신부는 병원 내원 후 진행 정도를 확인 후 입원하게 된다. 입원 후에는 필요시 금식과 관장, 회음부 제모 등을 하고 태아 심음을 꾸준히 모니터링한다. 진통이 진행되는 동안 자궁경부가 얼마나 열렸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중간중간 내진도 시행한다. 무엇보다 산모와 태아 상태를 지속해 관찰하는 걸 우선시하는데, 의사는 임신부의 혈압, 체온, 맥박, 호흡 이상을 점검하고 산전 기록을 검토한다.

자궁경부가 3cm 이상이 열리고,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통증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무통 주사를 놓기도 한다. 그리고 분만대에 누워 힘을 주기 좋은 자세를 잡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 분만 준비사항: 제왕절개
제왕절개는 이전의 수술력, 난산, 태아 곤란, 태아 위치 문제로 결정된다. 응급 수술로 들어가는 게 아닌 이상 수술 중 역류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수술 전 6~8시간 정도 금식이 권장된다. 그리고 혈액, X선, 심전도 등의 검사를 하고 필요에 따라 기타 감염 검사도 진행한다. 또 미리 항생제를 투여해 감염의 빈도를 줄이려 한다.

자연분만과 준비할 때 가장 큰 차이는 ‘마취’여부이다. 자연분만은 주로 국소 마취를 하지만, 제왕절개는 전신 마취나 척수 마취를 한다. 일반적으로는 전신 마취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척추 마취나 경막 외 마취 방법이 선호된다고 한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 분만 소요시간
대개 제왕절개 수술 소요시간은 비슷하나, 자연분만은 개인마다 현저한 시간 차이가 있다. 제왕절개의 경우 마취 시간을 제외한 수술 시간은 대략 1시간 전후이다. 수술을 위한 마취는 전신 마취 수분 이내, 척추 마취나 경막 외 마취는 그보다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분만 진통 제1기의 평균시간은 미분만부 8시간, 다산부 5시간 정도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이보다 적거나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속단하지 않는 게 좋다. 진통 제2기의 평균은 미분만부 50분, 다산부 20분이다. 분만 시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경우 30분 내외가 대다수이다.

[사진/Pexels]

# 주의해야 하는 점들
자연분만도, 제왕절개도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자연분만에서는 산모가 지속해 힘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태아의 하강을 도울 수 있도록 자궁수축이 있을 때 아래쪽으로 힘을 주어야 한다. 아기의 머리가 밖으로 나온 뒤에는 산모가 몸의 힘을 빼야 아기가 잘 나올 수 있다. 원활한 분만을 위해 간호사가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는데, 힘을 잘 못 주는 산모의 경우 구토를 하거나 몸에 오히려 힘이 빠질 수 있어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자연분만을 계획했더라도 진통이 시작된 산모 중 10%는 제왕절개 분만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분만 진통 중인 산모는 금식해야 한다.

자연분만 시 사용하는 무통 주사는 제왕절개 시에도 필요하다. 제왕절개 수술 후 무통 주사를 맞으면 수술 통증의 80% 이상이 경감되기 때문이다. 무통 주사를 맞지 않고, 2~3일간 진통제를 맞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상대적으로 통증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대부분 수술 부위의 양 끝 피부 주변에 통증이 심한데, 미리 알고 있지 않아 수술 후 매우 힘들어하기도 한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 수술 방식에 따른 후유증
자연분만이 더 좋다는 말도, 제왕절개가 더 좋다는 말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만 방식은 산모의 상태에 맞게 이뤄지는 것이지, 어느 하나가 월등히 좋다고 하기 어렵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모두 경험한 산모들 사이에서도 ‘어떤 게 덜 힘들었는지’에 대한 의견은 많이 갈린다.

그리고 두 방식 모두 후유증이 수반된다. 자연분만은 자궁수축이 잘되지 않았을 때 출혈이 지속될 수 있고, 태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서 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산후 출혈이 너무 심한 사람은 수혈을 할 수도 있고, 회음 절개로 인해 일시적 배뇨장애가 있을 수 있다.

제왕절개는 출혈이 자연분만보다 많을 수 있는데, 수혈에도 출혈이 지속되면 자궁 절제술이나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제왕절개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자궁내막염인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 다른 나라의 분만 선호도
우리나라는 시기에 따라 분만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지만, 서양에서는 자연분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왕절개가 실제로 큰 수술인 데다가 내부출혈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가정분만을 많이 하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미국도 2016년 기준 가정분만을 한 경우가 전체 분만의 0.9%~1%에 불과했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약 16~40%가 가정분만을 하는데, 높은 가정분만율에 비해 산모사망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새로운 생명을 만나기에 앞서 두려움이 클 때 ‘자연분만이 좋다’거나 ‘제왕절개가 고통이 적다’는 주관적인 말들에 휘둘릴 수 있다. 하지만 분만 과정에는 변수가 많아 자연분만을 계획했는데 제왕절개를 해야 할 수도, 제왕절개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자연분만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니 자신과 태아에게 맞는 선택을 해 무사히 분만할 수 있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