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평점] ‘몬테크리스토’의 통쾌한 복수의 카타르시스...고몬테여 영원하라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10년 넘게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그 배경에는 원작 소설 바탕의 탄탄한 스토리와 누구나 중독될 수밖에 없는 대중적인 선율의 넘버가 있다. 거기에 이번 공연에는 새로이 합류한 주인공들이 다채로운 합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화려한 무대와 웅장한 음악의 조화, 통쾌한 복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알아본다.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기간 : 2023.11.21.~2024.02.25.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배우 : 이규형, 서인국, 고은성, 김성철, 선민, 이지혜, 허혜진, 최민철, 강태을, 김성민, 우재하, 이한밀, 김대호, 서범석 등

줄거리 및 배경 : 촉망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오랜 항해를 마치고 마르세유로 돌아온다. 아름다운 연인 메르세데스와 약혼식이 열리고 마을 사람들의 축복 속에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메르세데스를 흠모하는 몬데고와 선장자리를 차지하려는 당글라스, 정치적 야심을 가진 빌포트 검사장까지 세 명의 음모로 에드몬드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외딴 섬의 샤토디 감옥에 투옥된다.

에드몬드는 10년 넘게 감옥에서 지내다 우연히 만난 괴짜 신부 파리아의 도움으로 탈출 계획을 세우며, 그에게 언어, 경제, 검술 등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둘의 탈출 도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파리아 신부는 에드몬드에게 몬테크리스토 섬의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지도를 건네며 분노와 복수를 사는 대신, 희망을 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탈출에 성공한 뒤 몬테크리스토 섬에서 보물을 발견한 에드몬드는 엄청난 부를 손에 쥔 채, 자신의 신분을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바꿔 다시 태어난다. 그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적들을 찾아가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무대장치 활용의 끝판왕
무대 한가운데에 있는 3중의 원형 무대가 나선형으로 올라오며 회전한다. 이를 활용한 구도 변경과 숨겨진 수많은 무대장치로 뮤지컬 내내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며 다채로운 연출을 자랑한다. 회전하는 무대로 표현한 제자리걸음이나 전투 장면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며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기본 무대가 관객석으로 기울어져 있어 관객에게 넓은 시야각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높낮이를 표현하며 원형 무대와 함께 새로운 지형을 창조해내는 수준이다. 앙상블에서도 배우 모두가 한눈에 보이며 지나칠 수 있는 디테일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객들이 몰입하게 한다. 감히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무대장치 활용의 끝판왕이라고.

2. 육연에 걸친 완성도 & 새로움 한 스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2010년 초연을 시작으로 10여 년 동안 육연(6번의 공연)을 할 정도로 꾸준히 공연해왔고,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 다만, 기존의 영화화된 작품을 근간으로 제작한 앞선 시즌들과 달리 이번엔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바탕으로 새롭게 다듬어졌다. 또 주인공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모두 새로이 캐스팅했으며 이규형, 서인국, 고은성, 김성철은 모두 무르익은 경험과 신선하고 새로운 면모를 고루 갖춰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필자가 관람한 배우 고은성의 연기, 고몬테는 영원하다!)

3.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탄탄한 원작 스토리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주인공들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선한 주인공인 ‘에드몬드’가 친구를 포함한 주변인에게 배신당하며 흑화하는 모습엔 전율을, 각자의 욕망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세 명의 악인에겐 연민과 동질감 등을 느낄 수도 있다. 또 악인 트리오가 부르는 앙상블 넘버 ‘역사는 승리자의 작품’(A Story Told)을 듣고 나면, 그들을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된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뮤지컬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