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우리나라는 대체로 프랜차이즈 레드오션이다. 어떤 한 상품이 인기가 많아지면 우후죽순 생겼다가 어느 순간 한 번에 사라지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청소년 시절 유행했던 프랜차이즈를 말하다 보면 대략의 연령대를 알아차릴 수 있기도 하다. 옛날 사진을 보거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생각나는 추억의 프랜차이즈들. 추억으로 빠져들어가 볼까? 

첫 번째, 캔모아

[사진/캔모아 경주점]
[사진/캔모아 경주점]

1998년 개업해 창가 쪽에 놓여있던 그네 의자와 레이스 커튼 등을 활용한 공주풍 인테리어가 특징인 카페형 디저트 전문점이다. 눈꽃 빙수와 생크림과 함께 나오는 무한 리필 토스트로 2000년대 중반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대, 무한 리필 토스트 덕에 늘 학생들로 붐볐고, 그네 자리에 앉기 위해 모두가 눈치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2009년부터 디저트 업계가 커피를 주력으로 삼는 ‘카페’로 변모하며 대부분이 사라졌다.

두 번째, 민들레 영토

[사진/민들레 영토 경희대점]
[사진/민들레 영토 경희대점]

‘캔모아’가 중·고등학생들의 필수 코스였다면 1994년 처음 생긴 민들레 영토는 대학생들의 아지트였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어머니의 정을 판매한다’는 컨셉으로 ‘문화비’라는 명목하에 이용료 5천 원이면 3시간 동안 기본 음료인 이슬차(민들레 영토 차)와 간식을 무제한을 먹을 수 있었다. 또한 독립된 공간이 있어 스터디룸이나 모임 장소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추가금을 내고 먹을 수 있는 치즈 오븐 떡볶이는 당대의 최고 떡볶이로 평가받았다. 전국에 수십 개의 체인점이 있었지만 역시나 현재는 두, 세 곳만 운영되는 걸로 전해진다.

세 번째, 레드 망고

[사진/레드 망고 신당점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레드 망고 신당점 인스타그램 갈무리]

2000년대 초반 문을 연 레드 망고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에 갖가지 토핑을 추가해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캔모아와 함께 디저트 카페의 투톱이었다. 특히 레드 망고 특유의 물결 디자인의 그릇과 뾰족하게 담아주는 아이스크림이 시그니처였다. 시리얼, 견과류, 각종 잼과 과일 등 다양한 종류의 토핑을 푸짐하게 얹어주던 레드 망고는 현재 10개 미만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외에도 크라운제과에서 운영하던 제과점인 ‘크라운 베이커리’는 한 때 전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투톱인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에 밀리며 2013년 사업을 철수했다. 

또 우리나라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빕스, 아웃백과 함께 황금기를 누렸던 ‘베니건스’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몬테크리스토가 인기 메뉴였고, 당시 연인이나 가족들이 기념일에 많이 찾는 곳이었다. 

폴더폰, 슬라이드 핸드폰, 지갑, 필통 등 가릴 것 없이 소지품 뒷면에 빛바래도록 붙여두던 ‘스티커사진’도 우리나라에서 차츰 그 수가 줄어들었다. 대신 붙일 순 없지만 자연스럽고 예쁘게 찍히는 ‘네컷사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에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 프랜차이즈도 있다. 바로 ‘파파이스’다. 1994년 압구정에 1호점을 연 파파이스는 케이준 프라이와 비스킷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경쟁이 과열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며 2020년 철수했다. 그러다 2022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에 3개 매장을 연달아 오픈하며 성공적으로 재상륙했다. 파파이스 부활의 일등 공신은 단연 치킨샌드위치다. 버거 메뉴인 치킨샌드위치는 지난 2019년 8월 출시된 뒤 미국 전역에서 매진 사례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끈 제품인데, 미국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 여러 국가에서 출시 직후 오픈런 사태를 빚기도 했다.

추억의 프랜차이즈는 맛과 서비스 때문에도 그립지만, 무엇보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 때문에 더욱더 추억에 잠기게 한다. 종종 공유되는 추억의 프랜차이즈 가게들의 레시피로 똑같이 만들어도 그때의 그 맛이 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레시피 차이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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