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한 해가 지나가고 2024년 새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보름이 되었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로, 육십 간지의 41번째인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갑진년’이다. 올해를 상징하는 ‘용’은 과거 수많은 역사 기록에서 볼 수 있다. 

용은 십이지 중 다섯 번째 동물이자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동아시아의 각종 신화와 전설에 등장했다. 우리나라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紀異)편에서도 용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신라의 제31대 신문대왕이 아버지 문무대왕을 위해 동해안에 감은사라는 절을 세운 데서 시작된다. 

어느 날, 동해에 작은 산 하나가 감은사로 떠내려왔다. 그 산에는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합하여 한 그루가 되는 대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왕이 배를 타고 가서 산에 들어가 보니, 용이 검은 옥대(임금의 공복에 두르던 옥으로 장식한 띠)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용에게 대나무가 갈라지고 합해지기를 반복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용은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대나무란 물건은 합쳐야만 소리가 나게 되므로 성왕께서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리게 될 상서로운 징조입니다. 왕께서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해질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설화를 가지고 있는 물건은 바로 피리 ‘만파식적’이다. 만파식적은 통일신라 시대 왕실에서 태평성대가 오기를 염원하는 제례에 사용했던 피리이다. 이렇듯 용은 만파식적 설화에도 나왔고, 과거 중국 문헌에서도 종종 나왔다. 

중국 문헌 『광아(廣雅)』익조(翼條)에는 용의 모습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해당 문헌에 따르면 용은 다른 짐승들과 아홉 가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는 낙타와, 뿔은 사슴과, 눈은 토끼와, 귀는 소와, 목덜미는 뱀과, 배는 큰 조개와, 비늘은 잉어와, 발톱은 매와, 주먹은 호랑이와 같다고 적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용’ 하면 이무기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신화에서 이무기는 뱀과 용의 중간 단계, 여의주를 획득하면 용이 될 수 있는 상상의 동물이다. 천년을 살아온 구렁이가 용이 된다는 설도 있으나, 뱀이 오백 년을 살면 이무기가, 이무기가 오백 년을 살면 용이 된다는 이야기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뱀에서 용이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용의 기원은 여러 가지로 추측되는데, 그중에는 악어, 뱀, 어류가 많이 언급된다. 그림에서 표현된 용의 몸통이 주로 악어 혹은 왕도마뱀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들은 용이 고대 중국에 실존했던 어떤 동물이었을 가능성을 주장한다. 

역사 속에서 용은 강렬하고 신비한 캐릭터로 묘사되어 왔다. 특히 ‘청룡’은 동방의 수호신이자 하늘의 사신 중 하나로 더욱 특별한 의미를 나타낸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룡의 해인 만큼, 모두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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