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날이 갈수록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K팝. 이제 ‘K팝 그룹 최초’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들릴 정도이다. 그리고 요즘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멤버에게 자주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육각형 인간’이라는 표현이다. 

‘육각형 인간’은 집안,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이 여섯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을 가리킨다. 아이돌의 경우, 노래, 춤,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외모, 인성, 집안도 좋을 때 육각형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육각형 아이돌의 경우 ‘올라운더’라고 불리기도 한다. 과거 아이돌 멤버는 각자의 포지션이 명확했다. 크게 보컬, 댄스, 비주얼 멤버로 나뉘었고 세부적으로는 메인 보컬, 메인 댄서 등으로 갈렸다. 그러나 현재 4세대 아이돌은 이러한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눈에 띄는 비주얼은 물론 적절한 실력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노력으로는 가질 수 없는 부분까지 고려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외모와 집안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 결정된다. 육각형 인간은 ‘금수저’라는 표현보다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외모와 성격 등 집안 외에도 여러 요소를 살펴보아도 완벽해야 비로소 육각형 인간이라고 불릴 수 있다. 

어쩌면 이는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SNS를 많이 보면 내가 갖지 못한 것, 그리고 앞으로도 가지지 못할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선망하고, 부러워하기 쉽다. 

그리고 어떻게든 육각형 인간에 가까워지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 원하는 외모가 되기 위해 계속 성형을 하거나, 학력과 집안을 실제와 다르게 꾸며내는 것이다. 특히 SNS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플루언서에게 이러한 논란이 생기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육각형’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을까. 정확한 이유가 있지는 않지만, 애초에 육각형이라는 도형이 주는 이미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벌집의 방 모양을 생각해 보면, 육각형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육각형의 구조가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육각형’이라고 하면 견고한 느낌이 연상된다. 

1965년, 헝가리의 수학자 페예시 토트는 벌집이 왜 정육각형인지에 관해 설명하면서 “최소의 재료를 가지고 최대의 면적을 지닌 용기를 만들려 할 때 그 용기는 육각형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벌집의 구조에 대해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또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육각형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적절해 보인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노력만으로 될 수 없고, ‘육각형 인간’은 주변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희소성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중에서도 이처럼 불리는 사람들은 손에 꼽힌다.

선망의 대상을 가져 삶이 행복해진다면 참 좋겠지만, 오히려 비교하며 위축되기가 더 쉽다. 그럴 때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내려놓고 관점을 달리해보는 건 어떨까. 육각형 인간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분명 가지지 못한 것들이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 육각형 인간이라는 말에 너무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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