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한강의 기적’으로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가 최근 둔화한 경제성장 등으로 ‘피크 코리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피크 코리아’는 한국 경제 성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피크 차이나’에서 파생된 말로 중국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며 2022년 중국의 출생률과 경제성장률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에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개념이다.

피크 차이나는 미국의 정치학자인 할 브랜즈와 마이클 베클리가 2022년 출간한 저서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 제시된 용어다. 이들은 중국의 인구는 이미 정점에 달했으나 생산가능인구는 약 10년간 감소해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3년 세계대전망’에서 중국의 성장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고 언급하며 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2023년 3월 5일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2023년 성장률 목표치로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5% 안팎을 제시하며 피크 차이나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다.

‘피크 코리아’는 우리나라도 작년 중국의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서 나왔다. 한국의 경제는 196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IMF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다. 다만 2000년대에는 다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201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피크 코리아’의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 산업 구조 변화,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로선 글로벌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앞으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해질 예정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 산업 구조도 변화하며 기존의 산업이 경쟁력을 잃거나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여기에 여전히 글로벌 경제 위기도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의 생산성 수준으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1.9%에서 2050년에는 0%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크 코리아와 관련해 이수희 영국 켄트대 경영학과 교수는 앤드루 갬블 영국 셰필드대 교수의 책 ‘영국의 쇠락(1994년)’을 소개하며 영국은 이미 1970년대 말 ‘피크 브리티시’를 겪으며 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 관점에서는 ‘피크 코리아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며 “교육·산업·노동·연금 등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서히 옥죄어오는 피크 코리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출산율을 높이고, 노인 인구의 경제 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 과학기술 혁신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지방 소멸 완화 등 많은 것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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