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남은 음식 처리는 모든 가정의 식탁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최근 기본 배달 금액을 채우다 보니 배달 음식이 남는 경우가 많은데, 남은 음식을 보관해두고 다시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식중독’이다. 특히 상온에 며칠씩 뒀던 음식을 괜찮다 여기며 섭취할 경우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되기도 하는데, ‘볶음밥 증후군(Fried rice syndrome)’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볶음밥 증후군은 ‘바실러스 세레우스’라는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식중독을 말한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토양 세균의 일종으로 어디에서든 쉽게 발견되는 식중독균으로, 특히 우리가 식사로 자주 먹는 쌀, 파스타면 등 같은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 잘 퍼진다. ‘볶음밥 증후군’이라는 별칭이 붙여진 이유도 볶음밥 재료인 ‘찬밥’이 바실러스 세레우스 증식에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볶음밥 증후군이 알려진 것은 2008년이다. 당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대학생이 파스타를 먹고 돌연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목숨까지 앗아간 이 사건의 원인은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이었다. 조리한 곡물 요리를 상온에 방치했다가 무심코 먹은 뒤 목숨을 잃은 것. 숨진 대학생은 삶은 파스타면을 실온에 5일간 보관했다가 다시 조리해 먹었는데 식사를 마친 지 30분 만에 두통과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에 시달리다 10시간 뒤에 목숨을 잃고 말했다. 

당시 현지 수사 당국이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간세포 괴사에 의한 급성 간부전이었는데, 이것의 원인은 바실러스 세레우스 세균에 의한 식중독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무심코 남은 음식을 먹어 왔던 이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국제 과학 저널 '임상 미생물학' 저널에 보고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한 틱톡커가 ‘볶음밥 증후군’을 다시 언급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젊은 층에서 급속히 확산했는데, 무심코 남은 음식을 먹었다가 큰 탈이 날 수 있기에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에 주의해야 한다는 코멘트가 이어졌다. 

‘볶음밥 증후군’의 원인인 바실러스 세레우스 균은 계절에 상관없이 필히 조심해야 한다. 우선  열에도 강해 ‘가열하면 괜찮겠지?’하는 방심을 파고 든다. 또한 건조된 식품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된 라면, 파스타면 등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위험할 수 있다. 보통 이러한 건조 식품은 오래 보관해 두고 먹는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만큼 꼭 주의해야 한다.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어린아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볶음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어보다 조리된 곡물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바실러스 세레우스의 증식 온도는 냉장고 온도보다 높은 7~60도로, 가열한 음식이라 하더라도 상온에 보관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조리한 음식은 바로 다 먹거나 되도록 빨리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음식이 냉장고에서 나온 지 2시간이 넘었다면 다시 냉장 보관 해야하고, 4시간 이상 상온에 있었다면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하므로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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