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3월 개학 시즌을 앞둔 요즘, 각 학교마다 졸업식이 한창이다. 대다수의 학교와 학생들이 졸업식에서 서로 축하하고 아쉬워하는 등 보통의 기념을 하지만, 가끔 잘못된 졸업 풍경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과거 모 중/고등학교에서는 알몸 졸업식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고, 일부 학교에서는 폭력성 짙은 행동으로 많은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지성의 장이라 불리는 한 대학교의 졸업식장에서는 낯 뜨거운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해당 글이 게재된 SNS]

이 사건은 한 네티즌의 불만을 토로하는 글로 일파만파 알려지게 되었다. 23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졸업식에서 기분 나쁜 플래카드를 봤다며 사진 게시했다. 사진 속 플래카드의 문구는 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저급했다. “오빠 나 지금 축축해 졸X 업됐어...” 큰 글자를 따면 ‘축졸업’이지만 모든 내용을 보게 된다면 단순히 재미로만 볼 수 없는 문구였다. 문구 뿐 아니라 현수막에는 모자이크 처리 된 낯 뜨거운 사진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해당 플래카드만 보면 이곳이 대학교인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특히나 여성 비하 적이고 성희롱 적 뉘앙스가 가득 풍기는 이러한 문구는 종종 대학가 OT나 MT등의 자리에서 문제가 되어오던 행태라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져만 갔다. 이렇게 논란이 일자 해당 플래카드를 걸었던 천안의 D대학의 한 학생 단체는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사과의 글을 올리는 등 후속대처에 나섰지만 논란의 불씨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당 학생 단체가 올린 사과문에는 왜 그런 플래카드를 걸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도도 함께 적혀 있는데, 그들은 "먼저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점 정말 죄송하다"며 "현수막 제작에 앞서 조금 색다르고 재미있게 제작해보고자 하였던 것을 생각 없이 과장하여 제작한 것 같다"고 써 내려갔다. 이어 "옆에 사진은 졸업생들의 엽기사진이며 선배님들의 졸업식을 축하해주고자 제작했던 것인데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국대 학우분들께 정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글을 마쳤다.

그러나 해당 학생 단체의 사과문에도 동문들의 비난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들이 늘어놓은 핑계에 대해 "학교 명예가 실추됐는데 사과문도 개판 오 분 전" "의도는 유쾌하게 했지만 수많은 학생들이 불쾌한 거란 말이냐" "정말 죄송하다면 제작자 실명 거론하라" "이따위 학생회를 총학생회로 뽑았다는 소리를 들을 단국대 학생들에게 죄송하라" 등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졸업식 시즌마다 불거지는 철없는 졸업식 풍경. 오랜 학업에 억눌려있던 자유가 폭발하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수준을 어느 순간 넘어 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안의 경우는 그릇된 졸업식 풍경과 별개로, 이러한 성 관련 발언이나 문구가 일부 대학가에서 자행되어 왔기에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하는 성인이기에 마땅히 질타와 비난을 받아야 함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졸업 문화, 순간에는 재미와 우쭐함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가 될지 모르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시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순간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졸업식은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로 서로를 다독여주는 자리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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