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정부가 경직된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 이른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매달 1회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주말과 이어져 있는 금요일의 조기퇴근을 통해 여가시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에 따른 소비를 이끌어내며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는 정책이다. 

원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일본에서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오늘부터 실시하는 제도인데 우리정부도 이를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은 유연근무와 조기퇴근이 골자다. 금요일에 정규 퇴근 시간인 6시가 아니라 2시간 이른 4시에 조기퇴근을 시키는 대신 나머지 월요일~목요일 까지는 30분씩 연장근무를 하여 전체 근로시간은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주말 시간에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봄 여행주간을 5월1일∼14일에서 4월29일∼5월14일까지 늘린다. 또한 중부내륙·남도해양·정선아리랑 등 5대 관광열차 주중 이용요금을 30% 할인하는 등 숙박·교통 여행편의를 대폭 제고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 정책은 지난해 징검다리 휴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내수 활성화를 꾀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을 갖는다. 당시 정부는 임시공휴일 동안에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면제해 주었고 각종 문화시설들이 무료로 개방되었다.

그러나 임시공휴일은 관공서와 대기업 등 정부정책에 잘 따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만이 혜택을 볼 수 있었고 여유가 없는 민간 기업은 유급휴일을 주는 것과 같기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 때문에 쉬는 사람과 쉴 수 없는 사람 사이의 박탈감과 기업의 부담이 공존해 있었는데 이번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역시 비슷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별반 다른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정규 퇴근시간인 6시에 ‘칼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직장인들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는 점이며 때문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위해 평일에 30분씩 일을 더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즐기기 위한 전제 조건은 ‘칼퇴’이지만 충분한 급여를 받으면서 칼퇴를 할 수 있는 근로자의 비율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기업이나 근로자 모두에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과연 현 상황이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소비가 얼어붙은 것인가’다. 조기 퇴근을 통해 여가시간을 늘림으로써 소비를 자극하려는 목적이 있지만 현재, 불안한 정국과 AI 등의 전염병, 치솟는 물가 등은 소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고 정부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얼음을 담고 있는 양동이에 구멍을 뚫는다고 해도 기온이 낮으면 얼음이 녹지 않아 물이 흐르지 않듯이 국민의 지갑을 얼리고 있는 요인들을 먼저 해결하지 않는다면 어떤 정책이 있더라도 그리 쉽게 소비가 활성화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빠르게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한 대한민국. 하지만 일본과 우리의 상황은 현재 매우 다르다. 정부는 이 정책을 정말로 성공시키고 싶다면 민간 기업들이 어떻게 부담 없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얼린 지갑을 녹이고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