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성인 남성이 국방의 의무를 지기위해 가게 되는 군대. 약 2년이라는 시간동안 당사자는 물론 가족 등 주변인은 건강하고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깊을 것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끊임없이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갈등과 소외, 부적응 등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군사법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9월까지 군대 내 사건·사고로 인한 사망 인원이 총 476명에 달했다. 그리고 그중 무려 311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단절된 군대라는 공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위험한 선택을 막을 수는 없을까?

▲ [사진/픽사베이]

지난 26일, 강원도 홍천의 한 야산에서 이등병이 자살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새간을 놀라게 했다. 지난 11월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 소속 이등병이 선임병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심지어 해당 부대는 자살 징후를 미리 알았지만 전문상담관을 통한 면담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0일 오전 강원도 홍천의 한 야산에서 전날 훈련지를 탈영한 노모(20) 이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노 이병이 선임병으로부터 폭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은 해당 부대의 빠른 조치만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상 징후가 뚜렷해 즉각 적인 보호와 전문 상담이 필요했지만 훈련일정 등에 미뤄진 것이 화근이 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노모 이병은 목숨을 끊기 닷새 전부터 진행된 훈련에 앞서 훈련 준비와 관련해 A상병 등 선임병 3명에게 여러 차례 질책을 받았다. 그것이 이어져 훈련장에 와서도 선임병들의 폭언이 이어지자 동료들에게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자살 징후를 보였고 심지어 멍한 상태로 돌아다니거나 전투화 끈을 모두 풀어놓는 등 이상행동까지 했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해당 부대는 행정보급관부터 대대장까지 노 이병과 면담했다. 그러나 상태가 심각하자 이후 추가 면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을 통해 상담을 하려했다. 여기서 부대의 안일한 대처가 벌어지고 만다. 계속되는 훈련 일정에 노모 이병의 전문가 상담을 차일피일 미룬 것이다. 결국 노 이병은 훈련이 끝나기 전날 훈련지를 벗어났고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되고 말았다. 제때 전문 상담과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자살을 방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부분은 군 당국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사건 이후 군 당국은 A상병 등 3명에게 영창 징계처분을 내렸고 해당 부대 중대장과 대대장은 ‘지휘관의 즉각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군대는 특수한 곳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대 모여 폐쇄된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작은 일이 크게 번질 수도 있다. 특히 사람간의 갈등이 큰 사건 사고를 만들 수 있는 위험한 장비와 장치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세심한 관심과 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이등병의 자살 사건 역시 이런 부분에서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청춘 남성들이 모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대. 당국의 바른 제도와 부대 내의 세심한 관심과 대처가 더해져 모든 장병들이 안전하게 복무 기간을 마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는 장병들의 안위는 물론 대한민국 군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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