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관련당국의 초동 대처와 방역이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는 질책을 받는 이번 AI가 드디어 진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각 지자체 별로 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농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또 다시 ‘AI 양성반응’과 ‘매몰처분’ 소식이 들리며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

경기도는 24일 오전 9시30분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산란닭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130마리가 집단 폐사해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간이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옴에 따라 경기도와 포천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11만마리와 반경 500m 이내 농가 닭 1만8천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처분하기로 했다.

▲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12월 19일 마지막으로 AI가 발생한 이후 36일 만에 또 다시 AI의 공포가 포천에 엄습하자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천은 전국 최대의 닭 산지로 농가 225곳에서 닭 1014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가에서 반경 3㎞ 이내에는 농가 4곳에서 닭과 메추리 등 가금류 100만 마리를 사육 중이다. 따라서 아직 정밀검사 확진 판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피해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한 달 전 극성을 부리던 AI로 큰 피해를 입었던 포천이기에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크다.
포천 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22일 영북면 산란계 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뒤 지난해 12월 19일까지 20개 산란계 농가가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농가 31곳에서 사육하던 닭 무려 255만5000 마리가 매몰처분 됐다. 이때의 악몽이 이번 AI의심 신고에 투영되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려점은 또 있다. 며칠 뒤면 민족 대명절 설날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동이 일어나는 설 연휴는 각종 전염병의 확산이 우려되는 기간이다. 따라서 가까스로 큰 불이 잡힌 전국적인 AI에, 이번 포천의 의심신고가 자칫 기름이 되는 꼴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도 크다.

이처럼 당국의 미흡한 대처로 전국적으로 번지며 큰 피해를 입힌 AI가 또 다시 고개를 드는 듯 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정밀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큰 피해를 뼈아픈 교훈 삼아 적절하고 빠른 대처로 더 큰 피해로 번지지 않도록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설 연휴 방역에 고삐를 죄어 자칫 유동 인구로 인해 AI가 확산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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