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배움에 길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그 날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습득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근래에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고령자의 대학 입학 등은 사람들의 배움의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기도 하다. 이처럼 비록 사회적 나이로 따지면 학교를 다닐 나이는 지났지만 배움의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 사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 사업(이하 평단사업)’은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실시하는 사업이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라는 명목으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 재직자 혹은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4년제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사업이다. 교육부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10개의 대학을 평단 사업 지원 대학으로 선정했고, 5월 초 대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학기술대 등 6개 대학이 선정됐고, 7월 중순에 이화여대를 포함해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 등 4개의 대학을 추가로 선정했다.

▲ (출처/ 교육부 홈페이지)

선정된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3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입학생 수요에 적합한 학과, 전공 등을 개설해 학교별로 200여명 규모의 단과대를 운영하게 된다. 동국대는 치안과학융합학과, 케어복지학과 등을, 인하대는 메카트로닉스, IT융합 등의 학위과정을 신설했고 이들 단과대는 주말, 야간에 수업을 편성하고 다학기제, 집중 이수제 등을 도입해 고졸 취업자가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게 하도록 학사 구조를 유연화하기로 했다.

최근 이런 평단 사업을 둘러싸고 이화여대에서 학생과 학교 측의 대립이 발생했다. 이화여대는 평단 사업에 2차 선정돼 미디어산업전공과 웰니스산업 전공이 포함된 미래 라이프 대학을 신설하고, 2017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을 비롯해 졸업생들까지 함께 나서 미래 라이프 대학 반대를 외쳤고, 결국 학교 측은 미래 라이프 대학 추진을 백지화했다.

평단 산업의 취지와 시행 계획만 따로 떼어놓고 보자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이화여대 학생과 졸업생들은 왜 이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을까.

우선, 평단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화여대의 평단사업이 ‘학위 장사’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미 이화여대에는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이 있고, 미래 라이프 대학에 신설되는 학과들과 유사한 전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단과대를 신설하는 것은 정부의 지원금과 새로 들어올 입학생들의 등록금을 받아 돈을 벌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한다. 또한 실업계 고졸 재작자들이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서 학교에 들어오게 된다면 일반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도 있었다.

또한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들의 이러한 반발을 무시한 채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학교 측은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을 추진했고,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관 건물에서 대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자 1600명의 경찰을 동원해 학생들을 끌어내면서 일부 학생들은 타박상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학내 문제를 대화로 풀고자 한 학생들에 대한 과잉진압이 논란이 되면서 평단 사업에 대한 대립은 더욱더 뜨거워지게 됐다.

결론적으로 이화여대 측은 미래 라이프 대학 추진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학교와 학생 사이에 발생했던 갈등은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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