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그리스 신화에는 다양한 것들을 대표·관장하는 신들이 있다.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자 하늘과 기후를 다스리는 제우스(Zeus),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 태양의 신 아폴론(Apollon)부터 무형의 개념을 의인화한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여행과 전령의 신 헤르메스(Hermes),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Athena) 등 세상 만물에 대해 신이 존재한다. 그 중 올림포스의 주요 신은 아니지만, 우리 삶에 있어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시간’과 ‘기회’를 의미하는 ‘카이로스’(Kairos)라는 신이 있다.

‘카이로스’(Kairos)는 기회 또는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신 제우스의 막내아들이자 기회, 시간의 신의 이름이다. 신 ‘카이로스’ 외형의 특징으로는 앞머리는 길고 숱이 풍성한 데 반해, 뒷머리는 민머리다. 또한 등과 두 발목에는 날개가 달려 있으며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이를 두고 그의 앞머리가 무성한 것은, 사람들이 그가 누구인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를 발견했을 때는 앞머리를 잡아 쉽게 붙잡을 수 있지만, 뒷머리는 민머리고 등과 발에 날개가 달려 있기에 그가 우리를 지나치게 되면 다시는 그를 붙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기회를 빨리 포착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잡을 수 없다’라고 해석된다.

또 그가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앞에 있을 때 저울을 통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며,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단호하게 결단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카이로스’는 어떤 행동이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적절한 때, 시간의 흐름과 관련된 순간적인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한편, 그리스어에서 ‘때’,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는 ‘카이로스’ 외에도 ‘크로노스’(Chronos)가 있다. 크로노스는 만물과 창조의 신이자 태초의 어머니신인 여신 ‘가이아’에게서 태어났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흐름을 지배하는 신으로, 우주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보통 형태가 없는 무형의 신으로 묘사되거나 형태가 있는 경우 수염을 가진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는 둘 다 시간을 의미하지만, 각각 시간의 다른 측면을 나타낸다. ‘크로노스’는 모두에게 똑같이 흘러가는 물리적, 절대적 시간을 뜻하며 시간의 불변성 등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된다. 반면, ‘카이로스’는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특정한 순간이나 기회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시간의 양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순간적인 결정이나 행동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에서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이 두 가지 개념을 통해 시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표현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세상의 시간은 동일하게 계속 흐르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일 수 있다. 카이로스의 순간이 크로노스 수백 년에 버금가는 중요한 시간일 수 있는 것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를 놓쳐 후회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흘러간 기회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그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기회를 알아차리고 붙잡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노력해 쟁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흘러간 것에는 큰 후회를 두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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