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국내에서 인구 1만 명당 1명이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분석된 이 연구에 따르면 연령별로는 20대, 지역별로는 서울에 유병자가 많았다. 또 최근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유기한 고유정을 두고 일부 범죄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경계성 인격장애’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서적 불안, 자아 정체성 문제, 대인 관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복합 인격 장애다. 권태감과 공허함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며 자제력도 부족해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도벽과 도박, 약물 남용의 위험이 크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사회적 부담이 큰 질병이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유전적인 요인과 병을 유발하는 관계의 경험들이 상호작용할 때 발병된다. 우선 유전적으로는 정서 조절 능력과 충동성이 관련된 요인이며, 어린 시절 버림받거나, 신체적·정서적 학대 등 유기, 분리 등의 경험이 경계성 인격장애를 형성하도록 영향을 주는 초기의 관계 경험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대체로 파괴적인 증상을 보인다. 그 단계로는 환자는 누군가에게 돌봄, 지지를 받을 때 오히려 외로움과 공허감을 느끼는데 언제든 잃어버릴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후 그러한 관계를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이상화된 사람의 이미지는 박해자의 이미지로 급격하게 변화된다. 이는 중요한 사람과의 분리가 가까워지면 버림받는다는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인데,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 사람을 비난해 죄책감을 일으키거나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 또 감정이 정상에서부터 우울, 분노를 오가며 매우 심한 기복을 보인다. 이에 따른 행동은 폭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으며, 낭비, 도벽, 자해, 약물 남용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경계성 인격 장애를 확진하는 검사는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상태에 기초하여 진단을 내리는데, 종종 조현병, 망상 장애, 충동 조절 장애 등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경계성 인격 장애 치료는 정신 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가 모두 진행된다. 그중 정신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꾸준한 정신 치료를 통해 환자와 치료자 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로 발전함으로써 불신, 상실감에 대해 호전하는 방법이다. 약물치료는 분노, 정서 불안정 등을 조절하기 위해 항우울제나 항정신병 약물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해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또 변증법적 행동치료, 심리 도식 치료, 정신화 기반 치료 등 심리적인 개입을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먼저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마음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하는 것이 골자이며, 인지행동치료의 요소들과 기술 훈련을 통해 감정 조절, 고통에 건강하게 대처하는 것을 도와준다. 

심리 도식 치료는 영유아 시기 경험했던 부정적인 관계 경험을 수정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가령 환자들이 자주 생각하는 ‘자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은 모두 다치거나 잃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는 상담 요법이다. 정신화 기반 치료는 환자가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충동적인 반응을 줄이며, 타인의 의도를 바르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도록 돕는 방법이다. 이러한 치료의 공통점은 잠깐의 치료가 아닌 꾸준한 사랑과 관심, 응원을 필요로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가정이 있으며, 그 안에서 성장하며 겪는 다양한 일들로 인격이 형성된다. 특히 아이는 애착 대상을 상실하면 분노하다가도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비난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죄책감과 수치심이 무의식 깊이 자리 잡게 되며, 평생의 대인 관계와 삶에 영향을 끼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절대적인 사랑과 돌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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