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MBC 측이 '막장 드라마' 논란을 불러온 일일극 '압구정 백야'의 임성한 작가와 앞으로 드라마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임과 동시에 임성한 작가 측도 은퇴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등에 따르면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은 이날 열린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출석해 "드라마 작가들은 현재 작품이 끝날 때 차기작 계약을 하는데 (임성한 작가와) 현재 계약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약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소위에서는 2월 방송된 '압구정 백야'의 5개 회 차분의 심의를 진행했고, 드라마 내용 일부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상 윤리성, 폭력묘사, 품위유지 조항 등을 위반했다며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회 차의 위반 내용이 확인되면 크게는 프로그램이 정지될 수 있고 작게는 vod제공이 중단된다.

 

그렇다면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성한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임성한 작가는 1990년 KBS 드라마게임 '미로에 서서'를 시작으로 많은 단막극들을 성공적으로 썼으며 MBC '보고 또 보고'(1998)를 시작으로 일일극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어 MBC '온달 왕자들'(2000), MBC '인어 아가씨'(2002), MBC '왕꽃 선녀님'(2004), SBS '하늘이시여'(2005), MBC '아현동 마님'(2007), MBC '보석비빔밥'(2009), SBS'신기생뎐'(2011), MBC '오로라 공주'(2013)를 빅히트 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 보장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그의 작품이지만 논란도 많았다. 최근의 몇 작품으로 인해 그는 소위 욕하며 보는 막장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되었는데, 특히‘신기생뎐’(2011), ‘오로라 공주’(2013)는 방통심의위에서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신기생뎐’에서는 귀신에 빙의된 배우의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됐고, ‘오로라 공주’에서는 그 유명한 “암도 생명이다”라는 대사로 비상식적 장면을 연출했으며, 굉장히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극의 중심인물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의 전개가 시청자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사회윤리를 거슬리게 했다.

또 일일극의 특성상 그 당시 일어났던 사회문제도 표현을 했는데, 갑질논란의 경우 황당한 논리를 풀어 대중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사람들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보는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견해가 있었다. 말초적인 재미가 있다는 사람, 극중 인간군상을 보며 그들보다는 낫다는 자기위안, 얼마나 막장인가를 기대하는 기대심리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이 막장이 반복되면 드라마 자체도 막장이 되는 것인지 ‘최근 압구정 백야’는 시청률 난조를 보였다. 그리고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 방송심의위원회에서 문제를 삼자 MBC는 임성한 작가와 앞으로 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어 버렸다. 막장 작가의 드라마는 MBC의 전적인 책임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작인 ‘오로라 공주’가 엄청난 논란을 가져왔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을 때는 또다시 시청률을 노리고 다시 임성한 작가를 기용하더니, 시청률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자 바로 쳐버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MBC는 막장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임성한 작가에게 돌리는 모양을 하고 있지만 1차적인 문제점은 드라마가 막장이든 아니든 간에 시청률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MBC의 태도에 있었다.

최근 MBC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좋고 마니아층이 어느 정도 쌓여 찾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시청률이 좋지 않으면 바로 프로그램을 폐지해 시청률의 노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윤리를 운운하며 임성한 작가를 퇴출했지만 결국 시청률이 문제가 아니었냐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임성한 작가는 이와 함께 은퇴를 선언했다.

방송국이 이익을 위해 시청률을 신경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MBC가 공중파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막장 콘텐츠를 마구잡이로 생산하는 행태는 줄어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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