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고 있는 고질적인 적폐와 비리를 낱낱이 조사하고 그 모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엄벌하겠다. 부패에 관한 한 철저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다시는 부정부패가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근절 하겠다”

2월 17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하면서 발표한 담화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호하고 강력하게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말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이 사퇴를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지난 4월 9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메모와 음성 녹취록을 남기고 자살하면서 이완구 국무총리는 선거자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이완구 총리는 완강하게 부정했지만 이후 드러나는 전화 통화 기록이나 주변의 진술, 그리고 회동의 정황 등은 이완구 총리를 점점 압박해 왔고 결국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빈자리를 잘 메워 국정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지난 20일 밤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고뇌를 이해한다며 사퇴를 수용해 결국 이완구 국무총리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하차하는 국무총리가 되었다. 이완구 총리는 지난 2월17일 취임하여 불과 63일 만에 사임하여 헌정 사상 최 단기 역임을 기록했다. 심지어 제1공화국과 제2공화국의 과도기에 65일간 역임했던 제6대 허정 총리보다도 기간이 짧다.

금품을 수수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당당하게 외친 것에 비하면 매우 비참하고 비루한 총리의 마지막이 됐다.

▲ 이완구 총리가 사임하게 된 결정적 정황 비타500(출처/시선뉴스DB)

부패척결은 도대체 누구에게 외친 말이었을까. MB정권을 단죄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해소하고 자신의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그의 야심찬 계획은 설마 했던 성완종 회장의 죽음으로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총리 ‘목숨’을 끊어 놨다. 아직 수사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완구 총리가 말한 목숨의 의미 중 하나가 총리직이었다면 그 약속은 지켰다고 볼 수 있을까.

국무총리라는 위치는 부통령이 없는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 다음가는 권력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위치에 있는 그에게 이런 위험은 생기면 안됐었다. 하지만 성완종 전 회장의 죽음과 그가 남긴 메모는 그 예상을 뛰어넘어 이완구 총리로서는 참으로 운이 없고 발생해서는 안됐을 사건이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아직 비록 지금은 사임을 표명했지만 이완구총리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발표했던 담화문의 내용을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철저한 수사와 무관용 원칙을 적용, 적폐를 해소하고 비리를 근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이완구 총리가 비리에 정확하게 연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더 심층적으로 진행될 수사에 자신이 그 범위에 속한다 하더라도 비정한 아버지까지 되어 가면서 올라갔던 한 국가의 총리였다면, 자신이 뱉은 약속은 끝까지 지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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