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주로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때인 봄철에 일어나는 산불은 한번 발생했다 하면 쉽게 불길을 잡기 힘들다. 산불이 번지는 속도는 보통 쓰레기를 태우는 불의 속도와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며 산악이라는 지형 특성상 소방차 진입도 불가능하며 소방관들이 활동하기도 어렵다. 봄철 꺼진 불도 다시 보며 국내 역대급 산불을 살펴보자.

첫 번째, 2000년 동해안 산불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2000년 4월 7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에서 최초 발화한 초대형 산불이다. 4월 15일까지 강원도 고성군과 삼척시, 동해시, 강릉시, 경상북도 울진군 일대의 산림 23,794㏊를 태우고 850여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울진 경계를 넘어 원자력발전소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번져 사고 우려를 빚었으나, 당국의 필사적인 진화 작업에 힘입어 원전까지 번지는 상황은 막아냈다.

조사 결과 산불 원인은 부대 내 소각장에서 불씨가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군부대 측은 당시 쓰레기 소각을 담당했던 사병 1명을 구속하고 지휘계통의 관계자 5명을 문책했다. 산불 피해가 컸던 이유는 이 당시 일대에 25m/s의 폭풍이 몰아쳐 강원도 삼척에서 난 산불이 울진까지 번지고 말았다. 총 2명의 사망자와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수백여 채의 가구가 소실되었다. 

두 번째, 2019년 고성-속초 산불

[사진/Pxhere]
[사진/Pxhere]

2019년 4월 4일, 저녁 7시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불이 바람을 타고 속초 시내 방향으로 번진 대형 산불이다. 개폐기의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가 원인이었다. 이 산불로 2019년 4월 5일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었고 4월 6일 오후 12시 25분에 강원도 고성군·속초시·강릉시·동해시·인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최초 발견자가 즉각 신고 후 차량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고, 신고 접수 후 3분 만에 도착한 소방대원들도 초동 진압에 나섰지만, 소방차의 물줄기가 꺾일 정도로 강풍이 불던 상황이라 초동 진압에 실패했다. 인공위성 아리랑 3호를 통해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산불의 피해 면적은 1,757㏊로 집계됐다.

세 번째, 2022년 강릉-동해 & 울진-삼척 산불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릉-동해 산불은 2022년 3월 4일,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에서 발생한 산불과 3월 5일,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옥계면에서 발발한 산불로 80대 여성 1명이 사망하였는데, 다름아닌 방화범의 어머니로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다 넘어지면서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이후 2022년 울진 산불 다음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방화로 인한 화재 중 역대 최대 규모의 화재이기도 하다.

또한 울진-삼척 산불은 2022년 3월 4일, 경상북도 울진군의 야산에서 원인 불명의 이유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다. 불길은 거세게 불어오는 남풍의 영향으로 삽시간에 북쪽으로 번져나갔으며, 야간에는 불길이 강원도 삼척시까지 확산되고 말았다.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산불 발생지역 인근 주민들을 대피 시켜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피해 면적 역시 2만㏊에 근접했으며 최초 발화 지점 부근이 모두 잿더미로 변해서 현장조사에서 단서를 찾지 못해 원인이나 실화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은 구역이 넓고 불길이 강해 산불이 삽시간에 크게 확산되었고 극심한 피해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한번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건조한 시기 모든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