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판타지’하면 떠오르는 오크, 엔트, 엘프, 드워프 등은 영국의 작가 톨킨의 ‘반지의 제왕’(1954) 시리즈로부터 비롯됐다. 그가 만든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 이후로는 게임, 만화, 영화 등에 톨킨이 창조한 종족과 언어, 세계관 등이 자연스레 등장하기 시작했다. 외에도 우리에겐 마법과 마법사 등도 익숙한데, 마법사 세계관 창조의 주인공,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Joanne Rowling)이 있다.

문학을 사랑했던 롤링

조앤 롤링[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공식 스틸컷]
조앤 롤링[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공식 스틸컷]

조앤 롤링은 1965년 7월 영국에서 태어났다.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고딕 풍의 건물과 교회 및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 등 아름다운 경관에 둘러싸여 성장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 쓰는 것을 좋아해 동물을 소재로 한 동화를 지었으며, 학창 시절 내내 소설가가 되는 꿈을 키웠다.

롤링은 잉글랜드의 엑서터 대학교에서 불문학과 고전학을 전공했다. 롤링은 대학교 시절 많은 소설을 썼지만 완성하진 않았고,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졸업 직후엔 상공회의소 등에서 일했고 1991년엔 포르투갈에서 영어학교 교사로 일하게 된다. 당시 그는 결혼을 하지만 곧 이혼했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온 롤링은 생후 4개월 된 딸과 함께 에든버러에 방 한 칸을 얻어 정착한다. 일자리가 없어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하던 그는 힘든 일상에서도 한 가지에 몰두하기도 했는데, 바로 소설 집필이었다.

기차 연착으로 떠올린 마법사 세계관
조앤 롤링은 1990년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장으로 기차가 4시간이나 시골 한복판에 정차하게 되자,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상상에 잠겼다. 곧이어 롤링의 머릿속에는 마법사 세계관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어쩌다가 우연히 마법사 학교에 가게 된 소년’. 그는 이 주인공이 다니는 마법 학교를 소재로 시리즈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해리 포터>

책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사진/flickr]

그렇게 떠올린 구상으로부터 5년 만인 1995년 첫 원고를 완성한다. 하지만 출판의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완성된 소설의 개요와 원고 일부를 에이전트를 통해 열두 군데의 출판사에 제출했지만 거절당한다. 이후 저작권 대행업체 크리스토퍼 리틀(Christopher Little Literary Agency)을 만나게 되는데, 크리스토퍼 리틀은 비교적 소규모 출판사였던 블룸즈버리 출판사에 롤링의 책을 팔아주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해리 포터>는 여러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며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보통 수준이었던 책의 판매량은 나날이 늘었고, 결국 아동 문학적으로도 높이 평가되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출판되며 성인 독자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롤링의 삶이 녹아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공식 스틸컷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공식 스틸컷

<해리 포터> 시리즈엔 롤링의 삶이 많은 부분 담겨있다. 그의 부모는 1964년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처음 만났는데, 이는 나중에 롤링의 책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또 주인공의 성인 ‘포터’는 롤링의 어린 시절 절친했던 이웃집 친구의 이름에서 가져왔고, 덤블도어 교장과 스네이프 교수의 성격 등은 학창 시절에 만난 여러 교사에게서 가져왔다.

영화 <해리 포터>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공식 포스터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공식 포스터

1998년 10월, 워너 브라더스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편의 소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의 영화 판권을 구입하였다. 이후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지휘 아래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2001년 11월에 개봉하게 되었다.

당시 롤링은 워너 브라더스와 영화 계약을 하며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는 영국인으로 캐스팅하고, 모든 촬영지는 영국에서 촬영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또 감독으로는 세계적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언급되었지만, 롤링과 제작사와의 마찰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렇듯 자기 작품에 애착을 갖고 영화화하며 기존의 작품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열을 다했다. 외에도 모든 스크립트를 검토하고 영화에 대한 창의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최종장을 두 편으로 나누고 프로듀서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10년여나 되는 긴 시간 총 8편으로 제작되며 초특급 흥행을 거뒀고, 가난한 싱글맘이었던 조앤 롤링은 포브스 선정 10억 달러 이상의 소유자인 ‘세계 최고 부호 클럽’에 합류하게 될 정도로 많은 돈을 벌게 됐다.

<신비한 동물 사전>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공식 스틸컷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공식 스틸컷

2014년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이자 프리퀄 영화 <신비한 동물 사전>을 영화로 제작하고 롤링이 직접 각본을 쓴다고 발표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교장인 덤블도어의 젊은 시절을 다뤘는데, 마법 동물을 사랑하던 그의 학생이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로 이 또한 좋은 출발을 알렸다. 다만 3편에서 악역 배우의 교체와 더불어 흥행 부진으로 최초 5부작 예정이었던 시리즈는 3편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한편, 대부호가 된 롤링은 어린이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며 전쟁으로 발생한 빈곤과 사회적 불균형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자선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삶을 이어가며 간간이 작품을 내놓고 있는데, 아직은 해리 포터를 넘을만한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또 다른 걸작을 내놓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독자들은 여전히 그의 다음 문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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