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며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혼란 속에 빠지고 있다. 현재는 갈등이 수습되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는데, 2024년 1월 23일 가장 뜨거운 이슈인 <5막 구조로 살펴보는 윤석열-한동훈 대립각>에 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발단: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김경율 공개지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이번 4월 선거에서 우리 국민의힘 후보로 김경율이 (마포을에) 나서겠다고 한다”며 손을 잡아 올렸다. 또 한 위원장은 전날 김 비대위원에게 마포을 도전을 권유했다면서 “내 부탁을 수락하자마자 바로 이렇게 이 자리에서 말하는 이유는 혹시 마음이 변할까 때문”이라고 하며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개_1: 공천 논란
지난 주말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이관섭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과 회의를 가지며 한 위원장의 ‘사천 우려’를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직접 공개 지지한 것 등을 두고 시스템 공천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과 관련해 “민감한 시기에 사천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또 “이번 일로 한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진 것이 사실”이라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도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 도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한 위원장 입으로 시스템을 다운시킨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연합뉴스 제공]
김경율 비대위원[연합뉴스 제공]

#전개_2: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당내 갈등
국민의힘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사과 또는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와중, 공천 논란의 중심인 김경율 비대위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말씀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중을 따지자면 디올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혹은 두 분이 같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어떻게 쉴드칠(방어할) 수 있겠나. 국민들의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게 바짝 엎드려서 사과해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김 비대위원 발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김 비대위원의 말씀에 많은 부분 공감한다”고 말했고, 하태경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디올백은 함정이긴 하지만 부적절했다. 본인이 받은 것 아닌가”라며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것이 제일 깔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비대위원장[연합뉴스 제공]

#전개_3: 한 위원장의 입장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라면서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이런 입장은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사과를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도 비치면서 사안의 본질이 ‘몰카 공작’이고 김 여사는 피해자라고 판단하는 대통령실의 기류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세간에서 여겨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국민 눈높이’ 발언에 대해 “우리와 협의한 것은 없었다”고 말하며 한 위원장의 ‘단독 행동’이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위기: 대통령실의 한동훈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
낙하산 공천, 명품백 수수 논란에 있어 한 위원장과 온도차를 보이던 대통령실이 지난 21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시내 모처에서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절정: 한동훈의 사퇴 거부
그러나 한 위원장은 지난 21일 당을 통해 공식으로 낸 ‘대통령실 사퇴 요구 보도에 대한 입장’을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며 사퇴 요구에 선을 긋고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다음날인 22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거듭 천명했다.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연합뉴스 제공]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연합뉴스 제공]

#결말: 봉합 시도
여권 내에서 이번 사태를 그대로 둘 경우, 총선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와중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주류는 23일 갈등을 봉합하고 수습할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했고, 대통령실 역시 당과 물밑 대화를 이어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아주 긍정적으로 잘 수습이 되고 봉합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야권의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 사태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본인 입으로 확인해줬다”며 “이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치 중립 위반으로 판단한다. 법적 검토를 거쳐 조치할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도 이날 창당준비위원회 첫 회의에서 “한 위원장의 입당 한 달도 안 돼 벌어진 여당 수뇌 교체 드라마다. 너무 불안하고 기괴한 정권”이라며 “명품 가방 사건을 사과하라는 것이 그토록 상식을 뛰어넘는 일인가”라며 꼬집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연합뉴스 제공]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연합뉴스 제공]

#이번 갈등은 약속대련?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2일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애초에 기획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30% 나오는 상황에서 그 30을 갖고 자기들끼리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갈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총선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일은 대통령 리스크와 당을 분리하는 것이었을 것”이라며 “수준 낮은 약속 대련이 맞는지, 불화설이 맞는 것인지는 결국 한 위원장의 향후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부디 일련의 사태가 한동훈표 정치공작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천 논란과 김건희 여사 의혹 대응 등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던 당과 대통령실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한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던 와중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오늘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났다. 한편, 외부에선 약속대련이라는 의혹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모든 사태가 어떻게 매듭이 지어지고 총선에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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