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개봉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재방영되는 영화 ‘나홀로 집에’. 이 영화는 ‘가족 없는 가족 코미디’라는 슬로건으로 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 본토에서 크게 흥행했던 ‘나홀로 집에’는 최근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이름을 올렸다. 

‘국립영화등기부’는 미국 국립 영화보존위원회(National Film Preservation Board; NFPB)에서 매년 선정 기준에 맞고,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미국의 영상작품들을 선정하여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보존하는 등기부이다.

미국 국립영화보존위원회는 1988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국립영화보존법을 근거로 설립되었으며, 1989년부터 국립영화등기부에 올릴 영화 작품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이는 작품 영구보존 뿐만 아니라, 미국 영화 유산에 대한 대중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매년 12월 중반, 25편의 작품이 여기에 선정된다. 선정 자격은 극장에서의 개봉 여부와 관계없이 공개된 지 최소 10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 장편 영화 외에도 무성 영화,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독립영화 등도 선정될 수 있다. 외국영화도 마찬가지나, 주로 미국 영화들이 선호된다. 

작품의 선정 기준은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또는 미학적으로 중요한 영화(Culturally, historically or aesthetically significant films)”를 골자로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지금까지 선정된 작품들은 미국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매년 국립영화등기부에 오르는 영화들은 고고한 예술영화만 있지도, 대중성이 입증된 영화만 있지도 않다. 올해 선정된 25편의 작품들도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영화를 비롯해 한국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영화들까지 포함되었다.

올해 국립영화등기부에 이름을 올린 영화 중 ‘나홀로 집에’처럼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는 ‘터미네이터 2’가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2’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할리우드 공식을 깬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CG와 아날로그 특수효과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몇 달 전 개봉 30주년(북미 기준)을 맞이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헨리 셀릭이 연출하고 팀 버튼이 제작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로, 전통적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과 당시 최신 디지털 영상기법을 접목해 제작되었다. 이외에도 국립영화등기부에는 ‘아이언맨’, ‘쥬라기 공원’, ‘포레스트 검프’ 등 누구나 알법한 작품들이 많이 올라 있다.

1997년부턴 NFPB와 의회도서관의 사서들이 검토할 최대 50편의 영화작품들을 회원들이 선정해서 후보로 지명할 수 있게 되었는데, 모두 기준에 부합할 경우에만 선택받는다. 이름을 들어본 작품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예술성’이 보장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올 연말, 볼만한 영화를 고르기 어렵다면 국립영화등기부의 작품 목록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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