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10·29 이태원 참사 1주기가 가까워졌다. 이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사회, 그리고 지역 상인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현장에 추모 공간을 만든다. 이 공간은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드러내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조성된다. 

10·29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해밀톤호텔 서편 좁은 골목 등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으나, 갑작스레 막대한 인파가 유입되며 159명의 사망자와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는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일어나고, 사전에 어떤 ‘징후’가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나온 ‘하인리히의 법칙’도 있다.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하인리히의 법칙은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말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사고로 인해 중상자가 1명 발생하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입을 뻔했던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낳았던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사고 전날인 10월 28일 저녁부터 이태원 뒷골목에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약속 장소를 옮겨 이동한 사람들도 있었고, 사람들에 밀려 다친 사람들도 있었다. 높은 인구 밀도에 의해 일어난 비슷한 일들이 SNS 등 온라인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사고 당일에는 오후부터 인파가 통제되지 않아 위험을 감지한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최소 11건의 신고가 들어왔으나, 처음에 경찰은 사건을 종결시켜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골목이 너무 좁아 원활한 구조도 어려웠다. 시끄러운 주변, 트래픽 과잉으로 핸드폰도 되지 않아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상황을 바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고들의 원인은 성별·연령·태도 등 인적 원인과 기계 결함·설비 부족 등 물적 요인, 날씨·작업환경 등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은 우리가 예방하기 어렵지만, ‘인적요인’의 경우는 다르다. 사전에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해 놓으면 크고 작은 사고들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벌어졌던 여러 사고들을 살펴보면, 안전에 대한 부주의나 무관심, 불감증 등에서 비롯된 일들이 상당하다. 그렇기에 안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설마가 사람 잡겠어’라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있다가 일이 커지는 것이다.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한 명씩만 늘어나도 나중에는 정반대의 결과를 부를 수 있다. 

곧 영미권의 전통 행사이자, 이제는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챙기는 ‘핼러윈’이 온다. 핼러윈을 핑계로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집에 친구들을 불러 홈파티 등을 열 수도 있다. 어디서 무엇을 하더라도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소한의 것들을 지켜 올해에는 큰 사고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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