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완연한 가을이 다가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하루하루 사람들의 옷차림도 두꺼워지고 있다. 이제 한두 달만 있으면 나무의 푸른 잎들도 떨어지고 한동안 추위에 시달릴 것이다. 여름이 끝나면서 꽃들은 대부분 시들지만, 딱 이맘때만 피는 꽃들이 있다. 가을에 만날 수 있는 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색깔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 ‘국화’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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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추위에 아주 강해서 월동이 가능한 여러해살이 화초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국화를 귀하게 여겼고, 동아시아에서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국화차나 국화전을 부쳐 먹으며 꽃놀이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국화는 벚꽃과 함께 일본 황실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다. 일본 황실의 문장 십육엽팔중표국문을 보면 국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노란색·흰색·빨간색·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국화가 있는데, 색깔마다 꽃말이 다르다. 노란색은 ‘짝사랑, 실망, 번영’을 의미하고, 흰색은 ‘진실, 성실, 감사’라는 의미가 있다. 빨간 국화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을 지닌다. 국화는 색깔뿐만 아니라 모양도 각양각색이라서 야생국화부터 폼폰국화까지 여러 이름의 국화들이 있다.

두 번째,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사진/Pxhere]

코스모스는 6월에서 10월 사이에 꽃을 피우고, 두상화(頭狀花)가 1개씩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두상화는 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모여서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을 말한다. 코스모스는 가을 꽃축제에서 많이 보이는 꽃 중에 하나로,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들이 모여 있으면 장관을 이룬다. 원래는 멕시코에서 자라던 식물로, 잡초처럼 아무 곳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그래서 길가나 공터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리스어에는 질서와 조화를 뜻하는 코스모스(κόσμος)라는 단어가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코스모스’도 여기서 유래했다. 코스모스꽃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소녀와 닮았다고 해서 ‘소녀의 순정’을 의미한다. 분홍색 코스모스는 ‘사랑’을, 하얀 코스모스는 ‘우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꽃말을 전하기 위한 선물로도 많이 쓰이지만,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코스모스 전체가 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세 번째,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투구꽃’

[사진/위키미디어]

투구꽃은 기후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꽃으로, 오히려 해가 많이 들면 꽃이 잘 피지 않는다. 9월이 되면 투구꽃은 투구 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운다. 꽃잎은 2장이지만,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잎이 5장 있다. 보라색 꽃이 강렬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데, 꽃이 피지 않은 새순은 쑥이나 미나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종종 착각해서 투구꽃 새순을 잘못 캐기도 한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지닌 투구꽃은 꽃말처럼 맹독성을 지니고 있다. 적정량을 사용하면 약처럼 쓸 수 있지만, 그 이상이 쓰이면 독약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조선시대 사약의 재료로 추정되고 있고,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독초로 등장한다. 열을 내는 성질이 있어서 약재로 사용 시에는 반드시 차갑게 식혀서 먹어야 한다.

이 중에서 특히 국화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다. 가을에 피는 화초, 거베라도 국화과에 속한다. 국화꽃은 ‘망자를 기리는 뜻’도 가지고 있어 장례식장 헌화 꽃으로 쓰이는 것이다. 다른 꽃들도 국화처럼 색깔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한다면, 꽃말을 알아보아 더 의미 있는 꽃 선물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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