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워렌 버핏이 20세기 금융계를 이끌어왔다면 21세기 금융계는 ‘레이 달리오’가 이끌고 있다는 말이 있다. 미국의 투자가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레이 달리오는 2019년 3월, 포브스에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트레이더로서 가장 높은 명성을 가진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천 달러를 운영한 고등학생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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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미국 뉴욕시 퀸스의 잭슨하이츠 지역에서 태어난 레이 달리오는 ‘장난치기 좋아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였다고 한다. 그는 12살 때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했는데, 그곳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였기에 달리오는 투자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수합병에 관련된 정보를 듣고 나서 300불을 Northeast Airlines에 투자했는데, ‘원금의 3배’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학과 주식거래에 몰두하여 고등학생 때, 수천 달러를 운영할 정도가 되었다.

투자회사 ‘브리지워터’ 창업

[사진/BRIDGEWATER]
[사진/BRIDGEWATER]

그는 나소 카운티 브룩빌의 롱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재무학사 학위를 딴 뒤, 뉴욕증권거래소의 말단사원으로 입사했다. 이때 주식시장의 격변을 경험하며 선물 트레이딩과 중개업무를 맡으며 성장했다. 그러다 1975년, 투자회사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 나갔다. 브리지워터는 2005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가 되었고, 2007년에는 1년이나 앞서 세계 금융 위기를 예측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10년에 이르러서는 구글, 이베이, 야후, 아마존닷컴의 수익을 합한 것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세계 거시적 기업의 목표

[사진/Flickr]
[사진/Flickr]

달리오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글로벌 매크로’, 즉 세계 거시적 기업이라고 말했다. 브리지워터는 자산 배분이 아닌 위험 배분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독립적인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연금펀드, 재단, 중앙은행 등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자산운용을 한다. 브리지워터의 대표 펀드인 ‘퓨어 알파 전략’ 펀드는 2008년 금융 위기에도 실적을 내는 등 2000년 이후에는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본 적이 없다. 2008년에는 여러 펀드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는데, 브리지워터는 2008년에 9.4% 실적을 냈고, 2012년에는 44.8%의 실적을 냈다.

뚜렷한 철학과 활발한 출판 활동

한국에서 레이 달리오는 2017년 저서 ‘원칙’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원칙’은 달리오가 브리지 워터를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정립한 가치관과 브리지 워터의 조직 문화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이외에도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금융 위기 템플릿’, ‘변화하는 세계 질서’ 등 다수의 저서를 출판했다. 2012년에는 워렌 버핏과 ‘금을 꼭 보유해야만 하는가’라는 주제로 논쟁하기도 했다. 이때 달리오는 ‘금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버핏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투자에 있어 버핏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달리오가 헤지펀드 매니저 은퇴를 선언하며 회사의 지배권을 양도했다. 이에 브리지워터는 ‘포스트 레이 달리오’의 시대로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리지워터의 바르 데아 CEO는 “비용을 절감하고 자원을 개방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지워터가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 투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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