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가을’ 하면 떠오르는 제철 과일, 추수, 허수아비 등 여러 키워드가 있는데, 이와 관련된 동화나 동요엔 무엇이 있을까?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엔 사과, 배, 감 등이 있다. 이 중 감은 단감, 연시, 홍시, 곶감 등 다양한 맛과 형태로 먹을 수 있다. 오랫동안 보관도 가능한 ‘곶감’과 관련된 동화가 있다. 바로 ‘호랑이와 곶감’이다.

그 내용으로는 ‘어느 날 밤 호랑이가 마을에 내려와 어느 집 외양간에 숨어 있다가 우는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의 소리를 엿들었다. 어머니가 “호랑이가 왔다. 울지 마라.”라고 하는데도 아이가 계속 울자 호랑이는 내심 자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대담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어머니가 곶감을 이야기하니 아이가 울음을 그쳤다. 그러자 호랑이는 곶감이라는 놈이 자신보다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때 소도둑이 소를 훔치러 왔다가 호랑이를 소로 착각하고 등에 올라탔다. 호랑이는 자신의 등 위에 탄 놈이 ‘곶감’이라고 착각하고, 죽을힘을 다해 달아났다. 하지만 도둑도 곧바로 자신이 호랑이 등 위에 탄 줄 알아채고 떨어지면 잡아먹힐까 봐 등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이후 도둑과 호랑이는 마을에 다시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추수와 관련해서도 전래동화가 있다. 우애 깊은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의좋은 형제’다.

줄거리는 이렇다. ‘한 마을에 따로 농사를 지으며 사는 형제가 있었다. 형제는 가을이 되자 추수를 하고 각자 논에 볏가리를 쌓아 놓았다. 형이 생각하기를, 동생은 결혼해 새로 살림이 늘었기에 쌀이 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는 밤중에 몰래 논으로 나가 자기 볏가리를 덜어 동생 볏가리에 쌓아 놓았다. 그날 밤 동생이 생각하기에 형은 식솔도 많으니 쌀이 더 필요할 거라 여겨 밤중에 나가 자기 볏가리를 덜어 형의 볏가리에 쌓아 놓았다. 이튿날 논에 나가 본 형제는 깜짝 놀랐다. 분명히 지난밤에 볏가리를 옮겨 놓았는데 전혀 볏가리가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이튿날 밤에도 형제는 같은 행동을 했고, 셋째 날에 결국 둘이 마주치며 진상을 알게 됐고, 더 깊은 우애로 행복하게 살았다’ 라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가을과 관련된 ‘동요’들이 많다. 어렸을 때 한 번쯤 잘 익은 밤송이를 발로 까보거나, 등산하며 도토리를 주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고 귀여운 도토리와 관련해 ‘도토리’라는 동요가 있다. 

1. 떼굴떼굴 떼굴떼굴 도토리가 어디서 왔나 단풍잎 곱게 물든 산골짝에서 왔지
2. 떼굴떼굴 떼굴떼굴 도토리가 어디서 왔나 깊은 산골 종소리 듣고 있다가 왔지
3. 떼굴떼굴 떼굴떼굴 도토리가 어디서 왔나 다람쥐 한눈 팔 때 졸고 있다가 왔지

도토리가 어디서 났는지 궁금해하며 혼잣말을 하는데, 도토리가 대답을 해주는 듯한 느낌의 동요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또 황금빛 들판에 새를 쫓기 위해 만든 허수아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해외에선 공포의 소재로도 자주 쓰이는데, 오랫동안 세워놓아 빛바래고 망가지며 외형이 무섭게 변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허수아비 아저씨’라는 동요가 있다.

1. 하루 종일 우뚝 서 있는 성난 허수아비 아저씨
짹짹짹짹짹 아이 무서워 새들이 달아납니다
하루종일 우뚝 서 있는 성난 허수아비 아저씨
2. 하루 종일 참고 서 있는 착한 허수아비 아저씨
하하하하하 조심하셔요 모자가 벗겨지겠네
하루종일 참고 서 있는 착한 허수아비 아저씨

‘가을’ 하면 빨간 단풍잎과 노란 은행잎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지형이며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들이 꽤 많아 가을이면 빨갛고 노란 풍경이 아름답다. 이러한 가을 풍경을 노래한 동요로는 ‘가을길’이 있다.

1.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파랗게 파랗게 높은 하늘 가을 길은 고운 길
트랄 랄랄라 트랄 랄랄라 트랄 랄랄랄라 노래 부르며
산 넘어 물 건너 가는 길 가을 길은 비단 길

2.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파랗게 파랗게 높은 하늘 가을 길은 고운 길
트랄 랄랄라 트랄 랄랄라 트랄 랄랄랄라 소리 맞추어
숲속의 새들이 반겨 주는 가을 길은 우리 길

또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나는 ‘옥수수’를 먹으며, 옥수수의 낱알을 길게 남겨둔 모습을 보고 하모니카로 연상해 만들어진 ‘옥수수 하모니카’라는 동요도 있다.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옥수수 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우리 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안 나
도미솔도 도솔미도 말로 하지요

이처럼 ‘가을’의 음식이나, 풍경, 자연 등이 동요와 전래동화에 어우러져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4계절을 가지고 있어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과 냄새를 전하고, 각 계절마다의 축제나 행사 등이 많이 있다. 땅덩어리는 작을지언정 그 안에 품고 있는 자연이 다채롭고,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로 가을이 사라질 수도 있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계절과 관련된 이야기나 노래로 한 번쯤 ‘가을’을 상기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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