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야스쿠니(靖國)신사는 근대 일본의 전사자 246만6천여 명을 신으로 떠받들고 있는 사찰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되어 있는 곳이다. 일본은 우리와 평화에 대한 대화를 하면서도 이렇게 전쟁을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모든 대화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표리부동의 행태를 보여 왔다.

이에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항의와 함께 유감을 표하더라도 일본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강행해 왔다.

그런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나 중국에게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최근 동맹국으로서 꽤 친밀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에다가도 같은 행동을 해 ‘역시 일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출처/위키피디아

야스쿠니신사는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각각 28일, 29일 잇따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26~27일 일본군의 공습지인 진주만을 찾아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이며 서방을 향해 '반전(反戰)'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마무라 부흥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시각은 아베 총리가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한 직후였다. 게다가 아베 총리와 함께 진주만을 방문한 이나다 방위상은 전날 밤 귀국한 뒤 이날 아침 일찍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앞에서는 신나게 반전 퍼포먼스를 해놓고 뒤로는 전쟁을 일으킨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전날 피해자에게 위로를 한다고 하고는 다음날 가해자를 칭찬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내의 우익세력을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일본이 미국에 가장 큰 피해를 줬던 진주만에 총리가 가서 사과를 하게 되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들의 죽음을 ‘잘못한 행위’로 보이게 할 수 있다.

이에 아베는 우익을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설문에서 ‘사죄’의 내용은 일절 넣지 않고 미국 일본 간의 '동맹'과 '화해', '관용'을 강조하며 미래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다.

일본이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 때문에 화해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미국에 조차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여전히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베 총리는 9월 안보 관련 법제를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있는 국가가 되었고 평화헌법 개헌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꾀하고 있어 과거 침략자로서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처럼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하고 있는 일본. 최 우방이라는 미국의 뒤통수까지 치는 이들의 사죄 없는 파렴치한 행동을 어떻게 해야 제지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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