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스웨덴 출신 4인조 혼성그룹인 ABBA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맘마미아’처럼 유명 가수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한국 창작 뮤지컬들이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故 김광석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그날들’ 에 이어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페스트’가 지난 7월 22일부터 공연되고 있다.

한 가수의 노래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영향력과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보여준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서태지의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처럼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한국 사회의 음악적인 부분과 패션, 사회 제도 등 비음악적인 부분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 여전히 활동하는 '살아있는 90년대 문화 아이콘'  서태지 (출처/ 서태지 컴퍼니 제공)

트로트와 발라드가 위주였던 가요계 질서를 랩댄스 음악 ‘난 알아요’로 뒤집어버리고 메탈과 힙합, 국악이 절묘하게 이룬 ‘하여가’는 다른 음악 장르와의 콜라보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 등 매번 앨범을 낼 때 마다 음반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가요계의 ‘뚝’ 떨어진 혜성 같은 그인 것 같지만 그의 음악사랑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악기 연주하는 법도 서툴지만 작사 작곡을 직접 도맡으며 음악의 길을 정하게 해줬던 중학 시절 스쿨밴드 ‘하늘벽’은 그가 고등학교 진학 후 학교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

▲ 서태지는 록밴드 시나위의 베이시스트를 시작으로 자신의 음악 커리어를 쌓아간다.(출처/ 서태지 공식 홈페이지)

2개월 동안의 끈질긴 설득 끝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본격적인 뮤지션의 길에 접어들게 된 서태지는 록밴드 시나위의 베이시스트를 시작으로 자신의 음악 커리어를 쌓아간다.

그는 시나위에서 신대철, 김종서와 함께 활동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시나위가 해체되면서 자연스레 서태지는 시나위 시절부터 들어오던 랩 음악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랩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그룹을 만들어보기로 생각하며 꼬박 6개월간 랩 연습과 컴퓨터 음악 작곡 공부에 몰두했다.

▲랩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그룹을 만들기 위해 만난 양현석과 이주노 그리고 완성된 서태지와 아이들 (출처/ 서태지 공식 홈페이지)

그렇게 양현석과 이주노를 만나 결성하게 된 그룹이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는 평론가들에겐 ‘경악 그 자체’ 였지만 트렌드에 뒤처진 트로트, 발라드 위주의 대중가요에 염증을 느낀 젊은 세대들에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엄청난 팬덤 현상을 일으켰다.

그의 팬덤은 사회 제도까지 없애버리는 강력함을 가지기도 했다. ‘컴백홈’ ‘필승’ 등의 수록곡이 담긴 서태지와 아이들 4집 앨범 발매 전 공연윤리위원회에서 ‘시대 유감’에 가사 일부분을 금지 처분을 내렸고 이에 서태지는 지적 받은 노랫말을 뺀 채 음반을 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팬들은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제도를 철폐하는 운동을 벌였고 결국 1996년 폐지하게 된다.

그렇게 혜성처럼 등장하여 강력함을 뽐내던 서태지는 4년 만에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던 서태지에게 소비성 짙은 방송 출연과 스토킹 수준의 팬들은 그를 점점 숨고 싶게 만들었다.

▲ 1996년 돌연 은퇴 후 미국 은둔 생활 후 1998년에 다시 돌아온 서태지.(출처/ 서태지 공식 홈페이지)

그렇게 은퇴 후 미국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자신의 삶이었던 음악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1998년 서태지 솔로집을 내며 지금까지 긴 공백기과 짧은 활동기를 가지며 활동하고 있다.

데뷔 24년이 지난 지금, 10대들의 우상이었던 신비주의 ‘문화 대통령’은 어느새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의 얼굴은 데뷔 때와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동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의 표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그 시절보다 더욱 편안하고 안정되어 보인다.

▲한 가정을 이루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 대통령 '서태지' (출처/ 서태지 페이스북)

그가 세월을 지나며 삶의 깊이가 생긴 만큼 그들의 팬들도 함께 나이 들었다. 긴 공백기 때문에 여전히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그이지만 SNS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긴 공백기가 결코 지난 시절처럼 길게 느껴지지만은 않아보인다. 소통을 시작한 ‘문화 대통령’ 서태지, 과거의 영광을 발돋움 삼아 현재 자신의 삶에서도 새로운 영광을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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