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최근 보잉사에서 만든 항공기와 관련해 사고 소식이 잇따르며 전 세계에서 해당 회사의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보잉의 여객기를 인도받으려던 항공사들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보잉사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3월 13일 뜨거운 이슈 <또 사고 난 ‘보잉’...항공 산업에 잇따르는 악재와 여파>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보잉
더 보잉 컴퍼니(The Boeing Company)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 및 방위산업체다. 미국의 증시 흐름을 이야기할 때 대표되는 지표 중 하나인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 지수)의 30개 대형주에도 포함되어 있다.

1916년 W.E.보잉에 의해 설립됐고, 제2차 세계대전 중 활약한 대형폭격기의 개발·생산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기 제조회사가 되었다. 전후 민간용 대형 여객기 분야에 진출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민간용 대형 여객기 ‘보잉 737’, ‘보잉 747’ 등 보잉 시리즈를 만들었다.

보잉 737 맥스 여객기[보잉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보잉 737 맥스 여객기[보잉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의 보잉 여객기 사고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항공이 운영하는 보잉 737 맥스 9 항공기가 약 5천m 상공을 날던 중 평소 사용하지 않는 비상구 구멍을 막는 벽체 역할을 하는 ‘도어 플러그’(비상구 덮개)와 창문이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비행편은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긴급 회항 및 비상 착륙으로 대형 사고를 모면했다.

지난 1월 17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에 보잉 737기(미국 공군기)를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결함이 발견돼 다른 민간 항공편을 이용했다. 또 다음날인 18일에는 아틀라스 항공이 운영하는 보잉 747-8 화물기가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비상 착륙했다. 연방항공청은 사고 후 화물기를 점검한 결과 엔진 위에 소프트볼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달 7일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출발한 보잉 777-200 여객기가 이륙 직후 타이어 바퀴 1개가 떨어져 나가 예정된 항로를 틀어 로스앤젤레스(LA) 공항으로 우회해 착륙했다. 다음날인 8일엔 활주로 이탈, 9일엔 유압 시스템 문제로 비상 착륙을 하는 등 보잉사의 여객기의 사건·사고 소식은 전 세계에 걸쳐 들려오고 있다.

게다가 이달 11일엔 호주 시드니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거쳐 칠레 산티아고로 향하던 라탐항공이 운영하는 보잉787기에서 급강하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급강하로 인해 천장 플라스틱 패널이 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외에도 보잉의 주력 모델인 ‘보잉 737 맥스’는 과거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대형 추락 사고로 총 346명이 사망해 전 세계에서 20개월간 비행이 중단된 전력이 있다.

동체 구멍으로 비상착륙한 알래스카항공 여객기[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동체 구멍으로 비상착륙한 알래스카항공 여객기[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고기 탑승객 1조3천억원 손배소
여기에 지난 1월 초 도어 플러그와 창문이 뜯겨 나갔던 항공기에 탔던 승객들이 항공사와 보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사고기 알래스카항공 182편에 탔던 카일 링커 등 승객 3명은 지난달 20일 오리건주 멀티노마 카운티에서 알래스카항공과 보잉사를 상대로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규모의 보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지적
보잉의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보잉의 737 맥스 기종 생산과정에서 다수의 품질관리 문제가 발견됐다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4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AA는 보잉과 737 맥스의 동체 제작업체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의 생산과정에서 제조 품질관리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과 보잉의 제조공정관리와 부품 취급과 보관, 생산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FAA는 구체적인 시정명령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고, 최종 검사 결과 요약본만 해당 회사들에 전달했다.

보잉사 로고[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잉사 로고[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객기 인도 지연과 여파
보잉에 대한 FAA 및 법무부의 조사로 보잉의 여객기 인도 지연도 발생했다. 이에 미국 항공사들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2024년도 운송 전망 및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이날 주가는 14.9% 급락했다.

미국 알래스카 항공도 “여객기 인도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2024년 운송 전망이 유동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래스카 항공은 보잉에 대한 미 연방항공청(FAA) 및 법무부 조사로 여객기 인도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로 인해 올해 봄 조종사 신규 채용을 보류할 수 있다고 사내에 공지하기도 했다.

#보잉의 주가 하락
끊이지 않는 사고와 악재 소식에 보잉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주당 263.41달러였던 주가는 11일 192.49달러로 마감하며 약 3개월 만에 30%가량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보잉 737 맥스 기종[보잉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보잉 737 맥스 기종[보잉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 정부의 조치
이러한 사태에 우리 정부는 사고나 결함이 발생한 기종과 같은 계열의 국적 항공사 항공기를 대상으로 집중 안전 감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인천공항에서 관련 기종에 대한 국적사의 안전 관리 정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국토부 정용식 항공정책실장은 “결함 발생 여부 및 보잉과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추가 조치 사항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철저하게 항공사 안전 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 출장 등의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사고가 계속 일어난다면 관련 산업은 코로나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위축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기 관련 산업이 ‘안전’에 초점을 맞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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