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최근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두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도 실패했다. 스타십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사한 지 8분 만에 궤도 진입을 시도하다 통신이 두절됐고, 이에 스타십이 경로를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페이스X가 자폭 기능을 작동시켰다.

‘스페이스X’는 미국의 항공우주 장비 제조·생산 및 우주 수송 회사다. 우주로의 수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화성을 식민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2002년 ‘일론 머스크’에 의해 설립된 기업이다. 

스페이스X는 민간 항공우주 기업으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업적을 거뒀다. 세계 최초 민간 액체 추진 로켓(2008년 팰컨 1)을 지구궤도에 도달시켰고, 우주선(2010년 드래곤)을 발사·궤도 비행·회수했으며, 국제 우주 정거장에 우주선(2012년 드래곤)을 도킹한 세계 최초의 민간 항공 우주 기업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로켓 1단 부스터를 역추진해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고(2015년 팰컨 9), 이를 로켓 발사에 재사용하며 로켓 재활용 시대를 열었다. 나아가 2021년 9월에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이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4명을 태운 뒤 발사돼 무사 귀환하는 성과를 냈다.

스페이스X는 이렇게 쌓아온 기술들로 ‘스타링크’(Starlink)를 탄생시켰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들을 쏘아 올려 전 지구적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은 고도 2,000km 이하에서 지구를 돌기에 거리가 가깝고, 지연 속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저궤도 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90분밖에 걸리지 않기에 사용자가 위성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은데, 이 때문에 수만 대의 위성을 띄워 연속적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했다. 제대로 활성화만 되면 인터넷망이 열악한 남극, 사막 등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5천 개가 넘는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소비자부터 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회사 측이 밝힌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200만여 명에 달한다고 하며,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 사업에 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스타링크’를 활용해 국가 안보 활동을 지원하는 ‘스타실드’(Starshield)도 만들었다. 과거의 재래식 전투와 전쟁과 달리 현대전에서는 ‘통신’이 가장 중요하다. 전쟁에서 탱크, 전투기와 같은 대형무기들은 더 이상 레이더, 미사일 방어, 위성 및 드론이나 이를 통해 얻은 정보에서 우위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스페이스X는 스타실드 서비스와 관련한 상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타실드가 국가 안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및 발사 능력을 사용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또 스타링크는 소비자 및 상업용으로 설계되었지만, 스타실드는 정부용으로 설계되었다고도 명시했다.

화성에 가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터무니없는 꿈이 스페이스X를 탄생시켰고, 이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스페이스X는 세계 최고의 민간 항공 우주 기업이 되었다. 나아가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기술, 실행력으로 우주과학에서의 진보도 이뤄냈다. 

이들의 성공에는 이번 스타십 같은 실패가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갈 때 벽을 깬다는 것도 여실히 보여줬다. 그래서 ‘스타십’, ‘스타링크’, ‘스타실드’에 이어 ‘스페이스X’가 보여줄 다음 행보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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