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본 콘텐츠는 자연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맑은 하늘 잠깐 뿌려지는 ‘여우비’
여우는 행동이 민첩해 금방 눈앞에 나타났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립니다. 예상치 않게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여우처럼, 여우비는 햇볕이 난 날이 잠깐 흩뿌리다가 마는 비를 뜻합니다. 이러한 여우비는 멀리 떨어져있는 비구름의 높은 대기권에 강풍이 불어 하늘이 맑은 곳까지 빗방울이 내리는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비가 있는 만큼 비를 활용한 사자성어도 많이 있습니다.

비[사진/wikimedia]
비[사진/wikimedia]

‘사자(四字)야! 놀자’ ‘번운복우(翻雲覆雨)’입니다.
→ 뒤집힐 복(翻) 비 우(雲) 뒤집을 번(覆) 구름 운(雨)

‘번운복우(翻雲覆雨)’란
비가 되었다 구름이 꼈다 하는 날씨처럼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변덕스러운 세상 인심 혹은 우정을 비유하는 말로 쓰입니다.

‘번운복우(翻雲覆雨)’ 이야기

중국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빈교행(貧交行)〉의 시구에서 유래하는 말입니다.

손 뒤집으면 구름 일고 손 엎으면 비 내리니[飜手作雲覆手雨],
분분하고 경박한 이들을 어찌 다 헤아리리오[紛紛輕薄何須數].
그대 보지 못했는가, 관중과 포숙아의 가난했을 때의 사귐을[君不見管鮑貧時交].
지금 사람들은 이 도리를 흙처럼 버리고 만다네[此道今人棄如土].

이 시는 작자가 현실의 염량세태에 통감하며 세상의 인심이 손바닥을 뒤집듯 쉽게 반복되고 무상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관중과 포숙아를 예로 들며 지금을 사는 이들의 사귐은 세상 물정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꾸고 올바른 우정의 도리를 흙 털어버리듯 무시한다고 시를 통해 통탄하였습니다.

옛날과 다른 ‘번운복우(翻雲覆雨)’ 인심
최근 방송에서 옛날 과자 1.5kg가량을 사는데 7만 원 돈이 나오는 장면이 방영됐습니다. 심지어 6만원 후반대였는데, 가게 측이 반올림해 7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급하게 사과문을 게재하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미 재래시장의 이미지는 훼손된 뒤였습니다. 시장 인심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요.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