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와 전청조 씨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로 온라인이 한 차례 뜨거웠다. 전청조 씨는 사기 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레퍼토리를 갖고 있지만 특유의 언변과 사교성으로 피해자는 20명에 달하고 규모는 26억여 원에 이른다. 전청조 사건과 같은 과거 뜨거웠던 사기 이슈를 돌아보자.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인 ‘택배견 경태’로 후원금을 갈취 후 도주한 사건도 있다. 택배기사 A씨는 2020년 분리불안이 있던 유기견 ‘경태’를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경태 아부지’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팔로워를 모았고, 유기견 ‘태희’를 추가로 입양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A씨와 여자친구 B씨는 “경태와 태희가 아픈데 택배 차량이 고장나 일을 할 수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기부금과 차용금 등 6억 원가량을 모은 후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다.

이에 분노한 팔로워들이 국민신문고에 신고하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이들은 잠적 6개월여 만에 대구에서 붙잡혔다. 편취한 금액 대부분이 여자친구 B씨의 계좌에 있어 B씨를 주범으로 본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는 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약 460만 원의 배상 명령도 내렸다.

기부를 위해 모금해놓고 정작 후원은 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다. 2014년 주식회사 새희망씨앗과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을 설립해 운영한 윤항성 전 회장은 불특정 일반인들을 상대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지원을 위해 후원하라는 전화를 걸었다. 

후원에 참여한 피해자는 3년 5개월 동안 4만 9,750명, 피해 금액은 127억 260만 원에 달했는데, 실제로 소외계층을 후원한 금액은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 회사 운영비와 인건비에 사용했다. 또 윤 회장이 개인 명의의 아파트와 토지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징역 8년을 최초 선고했으나 윤 회장이 자신 명의의 아파트와 토지 등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며 6년으로 감형됐다.

‘가짜 서울대생’ 행세를 했던 사람도 있다. 바로 수천억 원대 부실 대출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다. 김찬경은 1979년 타고난 언변과 사교성으로 서울대 법대생 행세하며 과 대표를 했고, 법대 교수의 주례로 명문여대 졸업생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졸업하던 해인 1983년 졸업 앨범 제작 책임자였던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명단에서 평소 친하게 지냈던 ‘김찬경’의 이름이 보이지 않자, 대학 학적과에 사실관계를 문의하며 김찬경의 법대생 사칭을 알아냈다. 이를 알게 된 윤 대통령과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김찬경’을 잡으러 신림동을 뒤졌다는 일화가 있으며, 김찬경은 직접적인 피해를 준 사실은 없기에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가짜 서울대생인 것이 밝혀진 후에도 과외를 하거나 동문회에 참석했다. 또 처가에서 돈을 빌려 사업을 하기도 했는데, 한국상호금고를 인수, 이후 합법적인 사채업으로 업계 7위 규모의 저축은행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돈을 빼돌린 사실이 들통나며 법적 처벌과 영업정지 직전 200억 원을 몰래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혔고, 징역을 살았다.

아이가 산타나 요정이 있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답해주며 동심을 지키는 등의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나쁜 의도로 다른 사람을 속여 이익을 취하려는 ‘사기’는 매우 악질이며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견물생심 할 수 있지만, 결국 모든 일은 인과응보, 사필귀정인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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