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식후탕’(밥 먹고 탕후루)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만큼 요즘 대세 디저트인 탕후루. 바삭한 식감과 함께 안에 있는 새콤달콤한 과일로 시작해 쫀득하고 고소한 떡, 탕후루를 이용한 빙수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나오며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갑자기 혜성처럼 떠오른 간식 ‘탕후루’. 탕후루는 어디에서 왔을까?

일반적으로 설탕이나 당밀을 굳혀 만든 사탕을 토피(toffee)라 하며, 토피에 과일, 견과류 등을 넣어 먹는 간식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구권에선 사과 겉면에 설탕, 초콜릿, 캐러멜 등으로 코팅해 먹는 캔디 애플이 있다. 또 옆 나라 일본에선 ‘링고아메’(사과 엿)로 불리는 토피형의 사과 사탕이 있다. 중국에서 건너온 걸로 알려진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나무 꼬챙이에 꿰 설탕물을 바른 중국의 먹거리다.

탕후루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12세기 말 중국 남송 시절의 이야기다. 남송 황제 광종의 애첩인 황귀비는 원인 모를 병을 앓았는데, 진료를 보던 의사가 설탕물에 끓인 산사나무 열매를 먹게 했더니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민간에 전해져 지금의 탕후루로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인천 차이나타운 등에서 간식으로 팔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ASMR,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 탕후루 먹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관련 영상이 쏟아졌고,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전국에 50여 개의 점포만 있던 탕후루 가게는 5개월 만에 300여 개의 점포가 개점하며 탕후루의 인기를 증명했다.

인기와 더불어 탕후루의 문제점들이 뉴스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화상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을 캐러멜화 직전까지 끓여야 하는데, 이는 끓는 물보다도 훨씬 높은 온도다. 탕후루를 만들 때는 설탕물을 최소 섭씨 130도 이상으로 끓여야 한다. 가정에서 조리할 땐 정확한 온도를 알기 어려우므로 노랗게 변하기 직전까지 끓이라고 하는데, 집에서 탕후루를 만들어 먹는 연령대는 대부분 어린 학생이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도도 높다. 또 설탕 시럽은 끈적해서 과일 겉면에 묻혔다가도 뜨거운 시럽이 늘어나 피부에 닿기도 하며, 한번 피부에 붙으면 바로 식혀주어도 겉면만 코팅된 채로 내부는 아직 뜨거워 결국 피부 깊이까지 열을 전달하게 된다.

영양 측면에서도 해롭다. 과일 자체도 단당류인 과당이 많은 음식인데, 설탕과 물엿 같은 당으로 코팅해서 먹으므로, 탕후루는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소아 비만은 물론 혈당을 급격하게 높여 당뇨에도 위험한 간식이다.

입이나 이에도 좋지 않다. 특히 치아 교정기를 끼고 있거나, 이를 금 등으로 때운 상태라면 이것들이 빠질 수도 있다. 혹은 치아가 깨지거나, 임플란트 치아가 빠지기도 한다. 시럽 코팅이 깨지며 입천장이나 혀를 다칠 수도 있어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쓰레기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길거리 음식이 유행하면 쓰레기 문제도 항상 뒤따라왔지만, 탕후루의 특성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설탕물로 코팅해 놓은 식품이기에 설탕 코팅이나 녹은 설탕 진액을 바닥에 흘리는 일은 매우 빈번하다. 여름철에는 이것들이 녹아 이곳저곳 오염시키거나 신발에 붙기도 하고, 눌어붙은 설탕 코팅은 빗자루로도 쉽게 쓸리지 않아 문제가 된다. 또 흘린 당분은 파리, 개미 등의 먹잇감이 되어 벌레들이 꼬이기 쉬우며 위생에도 문제가 생긴다. 결국 청소하기도 어려운데, 벌레까지 꼬여 위생에 있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탕후루 나무 꼬치도 문제다. 바닥에 버리는 사람들도 많을뿐더러 쓰레기봉투에 버리더라도, 길고 단단하며 뾰족한 꼬치 때문에 봉투가 찢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청소부들이 찔리기도 하기에 탕후루 가게 주변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모른다. 기존에는 딸기, 귤, 포도 등 과일로 탕후루를 만들었다면, 이젠 채소는 물론 떡, 약과에까지 설탕 시럽을 입히고 있다. ‘탕후루 빙수’를 판매하는 매장에선 1~2시간 웨이팅은 기본이고, ‘탕후루 라테’, ‘탕후루 하이볼’ 등 ‘탕후루’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가 생겨나고 있다. 아직 ‘신선하다’라는 호평 일색이지만 일각에선 흔히 말해 ‘뇌절’하고 있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강렬한 한입을 선사하는 ‘탕후루’의 인기는 당분간 뜨거울 예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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