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전염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옮겨지고 확산되기에 무섭다. 과거부터 다양한 전염병으로 인류는 위기를 맞아 왔으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에 퍼지며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에어로졸 감염’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거주하던 건물의 파이프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는 병원균이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로 감염되는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에어로졸 감염은 병원균 감염의 경로 중 하나로 1μm 이하 연무질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을 떠다니다 흡입됐을 때 일으키는 감염을 말한다. 여기서 에어로졸은 연기나 안개처럼 기체 중에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가 분산 부유하고 있는 상태의 총칭을 일컫는다.

에어로졸 감염의 무서운 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보다 작은 지름 1μm 이하인 미세한 연무질이 공기 중에 이리저리 떠다니다, 환자와 전혀 접촉이 없어도 전염병이 확산하기 때문이다.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기 감염과 에어로졸 감염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한데, 에어로졸 감염은 실내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공기 전파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보건 당국과 경찰은 이날 새벽 홍콩 칭이 지역의 캉메이 아파트에서 주민 11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대피는 전날 새롭게 감염이 확인된 홍콩 내 42번째 신종코로나 환자가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번째 환자로 인해 감염됐을 가능성에 따른 것이었다. 42번째 환자와 같이 사는 아들과 며느리도 관련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같은 아파트 주민 3명도 증상이 있어 이송됐다.

여기서 42번째 환자인 62세 여성은 이 아파트 307호에 거주하고 있으며, 12번째 환자인 75세 남성은 1307호에 살고 있다. 이처럼 10층이나 떨어진 주민 사이에 감염이 일어난 데 대해 배기관을 통한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이 제시된 것. 현지 전염병 권위자는 현장 답사를 마친 후에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이 공기 파이프와 이어져 있어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홍콩에서 나온 에어로졸 감염 의심 사례는 다가구 주택의 배관 파이프를 통해 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이동하다 전염되었다는 것이라 상당한 불안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사례와 다르지만 에어로졸 감염 사례는 실제 홍콩에서 있었기에 불안감이 더 크다. 지난 2003년 사스 대유행 당시 홍콩 타오다(淘大) 아파트에 거주하는 남성이 2003년 3월 14일과 19일 타오다 아파트의 동생 집에서 설사로 화장실을 쓴 후 같은 달 26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이 아파트에서만 321명이 사스에 걸렸고, 이후 42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스에 걸린 남성이 화장실을 쓰고 물을 내리면서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형성됐다. 이후 윗집 사람이 환풍기를 가동했을 때 'U자형 배관'이 말라서 공기가 통하는 윗집 욕실 바닥 배수구 등을 통해 실내로 에어로졸이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에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나온 캉메이 아파트는 타오다 아파트와는 달리 U자형 배관이 아니어서 같은 사례로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전염 경로를 알 수 없으며 비말, 접촉 등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도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과 닿거나, 환자가 내쉰 기체를 가까이서 흡입할 때, 또는 비말이 물건 표면에 내려앉은 뒤 이를 접촉할 때 감염된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지만 최근에는 에어로졸 감염뿐만 아니라 '대변-구강 경로 전염' 등의 가능성이 제시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감염증의 대대적 확산을 막기 위해 정확한 감염 경로 조사와 예방 및 치료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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