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회담 또는 회의는 그 성격과 참가자 등에 따라 많은 종류로 나뉜다. 참가 인원수에 따라 3자회담, 6자회담, 긴급한 안건으로 개최되는 긴급회담, 남한과 북한의 대표가 만나는 남북회담, 그리고 새해에 열리는 신년회담 등 그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여기 이름만 들어서는 알쏭달쏭한 회담도 있다. 바로 ‘영수회담’이다.

영수회담은 국가나 정치 단체 또는 어떤 사회 조직의 최고 우두머리들이 서로 만나 어떤 의제를 가지고 말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쉽게 ‘최고 우두머리들 간의 회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영수회담의 한자를 풀어보면 ‘옷깃 영, 소매 수, 모일 회, 말씀 담’의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어떻게 영수회담이 최고 우두머리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을 갖게 되었을까?

‘영수’(領袖)는 한자 그대로 ‘옷깃’과 ‘옷소매’를 의미한다. 이는 ‘옷깃’과 ‘소매’가 남의 눈에 잘 띈다는 데서 비롯된 표현으로 ‘영수’는 수많은 사람 가운데 특출 난 사람, 즉 우두머리를 일컫게 된 것이다.

▲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 [사진/청와대 공식 SNS]

영수회담은 각 조직의 우두머리들이 안건을 두고 회담을 하는 자리인 만큼 보이지 않는 날선 긴장감이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야당과 여당의 수뇌부가 만나 열띤 회담을 하는 자리를 상상해 보자. 서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상당한 긴장을 바탕으로 토론을 벌일 것이다.

실제 현 정부 들어서도 여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영수회담’은 있어왔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각 대표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릴 해답을 찾으리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여당과 야당 대표의 입장 차만 확인하면서 영수회담 이후 오히려 양 측의 관계가 얼어붙곤 했던 일도 있었다. 물론 영수회담 결과가 늘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국내는 물론 국제의 많은 영수회담에서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회복하고 전보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해 왔다.

이렇듯 각 단체 또는 국가 간의 대표, 즉 우두머리들 간의 회담을 뜻하는 ‘영수회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시대에 이 영수회담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물론 각 단체의 입장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이 펼쳐지는 자리인지라 회담의 성격이 ‘과열’ 또는 ‘살얼음’ 광경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영수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수는 없다.

‘영수’회담의 ‘영수’가 옷깃과 옷소매를 뜻하듯 우두머리로서 옷깃과 옷소매를 거둬 부치고 자신이 맡은 공동체를 향한 진심을 담아 영수회담을 진행한다면, 그 회담의 과정이 비록 삐걱거릴지라도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국내 많은 미제 안건들이 각 단체 간의 버티기 식의 자세로 막혀있지 않도록 리더십이 발휘되는 영수회담이 자주 개최되어 하나하나 해결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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