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개미떼가 용도 잡는다”, “종이도 네 귀를 들어야 바르다”, “손이 많으면 일도 쉽다”라는 말. 이는 협동과 상생에 관한 속담들로 협력의 중요성은 예로부터 강조되어 왔다. 혼자 보다 둘이상의 협력이 분명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협력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협동과 상생의 논리를 담은 재미있는 경제 용어가 바로 ‘사슴사냥게임’이다.

 

‘사슴사냥게임’이란, 서로 협동하면 토끼보다 사슴 같은 더 큰 이익을 얻는다는 협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제학 명칭으로 쉽게 말해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사슴사냥게임은 18세기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이야기에서 비롯했다. 장 자크 루소의 이야기는 이렇다. “사냥꾼 여럿이 사슴사냥에 나섰다. 사냥에 나선 사냥꾼 모두 사슴 한 마리만 잡으면 넉넉하게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이에 동감한 그들은 협력하기로 하고 사슴 한 마리를 몰아 산 위로 포위망을 점점 좁혀갔다. 그런데 그때 사냥꾼 한 사람 앞으로 토끼가 지나갔다. 이를 본 사냥꾼은 [사슴을 잡지 못해도 토끼 한 마리면 자기 배를 채우기에는 충분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 사냥꾼은 토끼를 쫓아 포위망을 이탈하고, 그 틈을 이용해 사슴은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이처럼 사슴사냥게임은 한 사냥꾼이 토끼를 발견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잇속만 챙기려다 많은 사람들의 배까지 채워줄 수 있는, 즉 더 가치 있는 ‘사슴’을 놓친 부분을 꼬집는 개념이다.

‘사슴사냥게임’은 하나의 이야기에서 탄생한 쉬운 개념 이지만, 사실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중 하나이기도 하다. 협력과 상생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경제는 물론 쉽게는 직장과 학교의 조별과제에서도 우리는 눈앞의 ‘토끼’에 현혹되어 ‘사슴’을 놓치는 일을 곧잘 범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사슴사냥게임’과 같은 상황은 국제사회 속에서 일어나며 갈등을 빚기도 한다.

협력과 상생의 중요성을 쉬운 사냥 게임으로 빗댄 개념인 ‘사슴사냥게임’. 9월 가을의 정취가 깊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또 한해를 마무리하며 많은 후회와 아쉬움으로 지난날을 돌아볼 것이다. 남은 2016년 사슴사냥게임의 개념을 잘 되새겨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함께’ 완성하는 큰 그림을 그르치는 불상사를 막아 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이 개념을 따를 때에 반대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의 의미도 반드시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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