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위해 만든 24절기. 24절기 중 여름 내내 길었던 낮의 길이와 짧아졌던 밤의 길이가 서로 같아지는 시기 ‘추분’이 있다. 그리고 오늘은 가을의 시작을 몸소 느끼기 시작한다는 절기 중 하나인 추분이다.

 

추분은 백로와 한로 사이에 있는 절기 중 하나로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80도의 추분점을 통과할 때다. 추분의 기준이 되는 추분점은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와 적도의 교차점 안에 태양이 적도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가로지르는 점을 말한다.

즉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움직이는 황도와 적도를 만나는 점으로 적도의 각도인 적경과, 황도의 각도인 황경은 모두 180도가 되고 적위와 황위가 모두 0도가 된다. 그 시기가 양력을 기준으로 9월 23일 또는 24일쯤이 된다.

추분을 기준으로 여름 내내 길었던 낮의 길이는 짧아지고 짧았던 밤의 길이는 점차 길어진다. 이런 변화가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나게 한다. 옛 기록에 따르면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 속으로 숨으며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전해졌으며 또한 태풍이 부는 때라고도 전해진다.

추분 즈음하여 농촌에서는 논밭의 곡식을 거둬들이는 가을걷이를 시작한다. 깻잎, 고구마순 같은 나물도 이때 거두어 말려 겨우 내내 먹는다. 목화도 따고 고추도 따서 가을볕에 말리며 겨울 준비를 시작한다.

추분 때 행하는 풍속 중에 노인성제(老人星祭)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소사(小祀)’로 불리었다. 노인성제는 인간의 장수를 담당하고 있는 별자리인 ‘노인성’에 지내는 국가의 제사다.

남반구의 별자리라 우리나라에서는 평소에 보기 어렵지만 남쪽 해안과 제주도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노인성제 때 노인성을 보게 되면 세상이 태평해지고 군왕이 장수하는 반면, 나타나지 않는다면 군주가 위험하고 전쟁이 일어난다고 여겨 노인성이 나타나는 때에는 신하들이 왕에게 축하를 올리기도 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낮과 밤이 같아지는 절기인 추분은 일출과 일몰을 기준으로는 하는 실제 낮과 밤의 시간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천문우주지식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춘분인 9월 23일 서울의 일출 시간은 오전 6시 20분이고, 일몰은 오후 6시 29분이었다. 낮 시간이 밤 시간보다 18분 더 긴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일출과 일몰이 ‘보이는 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절기의 기준은 ‘해의 중심점’이기 때문에 실제 낮과 밤 시간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가을이 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절기인 추분. 추분을 기준으로 밤 시간이 길어진다고 하니 기나긴 밤 쓸쓸한 마음을 달래줄 책 한 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은 누구나 아는 ‘독서의 계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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