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지난 2월 8일 홍콩에서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설), 밤 노점상 단속으로 인해 큰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 식품위생국 직원들이 무허가 노점상 철거를 지시하자 몽콕에 나와 있던 시민들이 노점상 주인들과 함께 반발한 것이다.

 

당시 시위대는 무장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며 쓰레기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와 경찰봉을 사용해 시위를 진압했으며 시위대에 총을 겨누었다. 렁춘잉 홍콩행정장관은 이 충돌에 대해 시위대를 비판하면서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쓰러진 경찰관에게 벽돌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100여 명이 부상했으며 홍콩 시민 63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이후 SNS에서는 ‘#Fishballrevolution(어묵 혁명)’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홍콩인들의 게시물이 올라 점차 확산되었다. ‘어묵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당시 시위가 이뤄진 몽콕 지구의 노점상 대부분이 어묵 상점이었으며, 어묵은 노동자 계급을 상징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홍콩의 노동자 계급 상징이었던 어묵상점을 단속하는 노점상 정책은 홍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중국 자본을 위한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즈웨이베이 서점'의 연쇄살인사건도 홍콩인들이 분노한 이유가 되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코즈웨이베이 서점과 관련된 인물들이 연쇄적으로 갑작스럽게 실종된 사건이다.

그런 그들이 올해 1월 중국에서 범죄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언론의 발표가 있었는데, 코즈웨이베이 서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젊은 시절 여성 편력을 다룬 서적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코즈웨이베이 서점은 매우 '정치적'인 업체로 중국 지도자들의 부패 및 성생활의 내막, 공산당 일당 독재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서적들을 유통시키고 있었다.)

그 사건이 밝혀진 직후 홍콩 몽콕에서 어묵상점 단속이 시작됐고 ‘홍콩인’이라는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분노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았는데,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홍콩은 정치·경제 부문은 물론 언론·출판에서도 상당한 자율성을 누려왔지만,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홍콩에 대한 관할권을 강화하려는 행태가 나타나면서 홍콩 시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2014년에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인사만 홍콩 행정장관(사실상 행정 수반) 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선거 방식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인 ‘우산혁명’이 일어났지만 당시에는 평화적으로 시위가 마무리 되었었다. 이후 '코즈웨이베이 서점 연쇄 실종 사건'으로 중국이 홍콩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홍콩의 젊은이들로부터 중국에 대한 반발감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변 국가들과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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