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최근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폭넓게 해제하도록 허용하기로 하며, 농지에 수직농장을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 농지 규제 개선 방안도 함께 추진했다. 

‘수직농장(vertical farm)’이란 작물 재배용 선반을 수직으로 여러 단 쌓아 올려 농사를 짓는 걸 말한다. 이는 인공적으로 환경을 제어해 외부 환경과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규격의 농산물을 연중 생산하는 차세대 시스템이다. 

실내 다단구조물인 수직농장은 대부분 컨테이너 또는 건물형의 건축물이어서 현재 우리나라는 수직농장을 농지에 설치하려면 지목 변경 등 절차를 따로 거쳐야 한다. 사용 기간에도 제한이 있다. 농지에 수직농장 설치를 제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정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7월부터 수직농장 일시 사용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수직농장을 일정 지역 내에서 농지에 별도 제한 없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수직농장은 수직형 식물공장(plant factory)을 가리킨다.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식물을 만드는 식물공장의 시작은 정확하지는 않다. 다만, 1960년대에 유럽에서 채소의 시설 재배가 성행하면서 공장식 농업을 ‘식물공장’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수직농장이라는 말은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에 의해 만들어졌다. 환경과학자인 그는 1999년 강의 중 고층 건물에서도 식량용 식물과 작물을 생산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리고 LED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건물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장이 시작되었다. 데스포미어 교수는 이후에도 최첨단 농업의 중요성과 관련 기술을 알리는 데 힘써 왔다.

야외에서 경작하는 것과 달리 토양의 면적과 물의 사용량이 적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바로 수직농장만의 장점이다. 이를 통해 농경지 감소에 대한 문제 해결 및 수질 오염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장마와 태풍 등 외부 기후 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재배 기술 등 갖추어야 하는 것도 많다. 인공 광(光), 거름을 대체할 액체 비료,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 등을 공급하는 설비 등의 하드웨어와 온도와 습도 등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전문성이 뛰어난 수직농장 전문가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을 포함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작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고, 농장 관리 등의 비즈니스 모델도 확립되지 않았다. 한때 대규모로 투자받던 기업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수직농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어 크게 관심받고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제약이 있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장 의견이 잘 반영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수직농장을 비롯한 새로운 대안이 잘 자리 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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